증권회사들이 무더기로 설립한 역외펀드들의 상당수가 순수한 해외
투자보다는 아직까지 해외차입이 불허되고있는 증권회사들의 변칙적인
해외자금 조달 창구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역외펀드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해당 국내증권사가
지급보증을 서고 있어 해외증시의 불안이 즉각 국내 증권회사의 경영에
영향을 줄 것으로도 우려되고 있다.

6일 증권계에 따르면 국내증권회사들이 아일랜드 말레이시아등 면세지
역에 설립한 역외펀드는 5월말 현재 1백2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증권사들의 역외펀드는 지난 92년 하반기부터 설립되기 시작했으나
지난해 하반기이후 무더기로 설립돼 자본금 총액만도 5월말 현재
25억~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증권계는 추정하고있다.

역외펀드들의 이같은 자본금 규모는 증권 당국이 집계하고 있는 증권회사
들의 공식적인 해외투자액 7억8천만달러(3월말 현재)의 4배를 넘어서는
것이다.

증권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5백만~1천만달러의 소액을
출자해 펀드를 설립한 다음 이 펀드를 근거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본금의
3백-5백%까지 자금을 차입해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입분이 크다는 의미에서 "레버리지 펀드"로 불리는 이들 대부분이
해외증권시장이 아닌 국내 증권시장에 역류해 상품주식에 연계해
운용되고 있다.

증권사별는 LG증권이 6억달러가 넘는 역외펀드를 운용하고있는 것을
비롯 쌍용 대우 동양 선경증권등도 2억~3억달러선의 역외펀드들을
설립해 운용하고 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