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리 왜 떨어지나] (중) 원인 .. 미국 경기 급속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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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는 달리 올들어 국제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미국경제
고성장세가 급속히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와 마르크화가 급등함에 따라 일본과 독일의 경기회복이 둔화된 것도
금리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경기둔화는 어느 정도는 예고됐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4.1%, 4.4분기에는 5.1%에 달했다.
이는 연준리(FRB)가 책정한 적정성장률 2.5%를 월등히 상회한다.
FRB가 작년 2월4일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미국경제 고성장세가 갑자기 꺾이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내수부문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해외부문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리라 보았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미국경제는 분명 급속히 둔화
되고 있다.
5월중 고용(농업부문 제외)이 10만명이상 감소했으며 경기선행지수와
제조업 수주는 2월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구매관리협회(NAPM)가 발표하는 경기지수는 5월중 4년만에 처음 50%를
밑돌았다.
경기가 급속히 둔화되자 장기금리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금리인하가 불가피
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단기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일본에서도
장기금리 하락세가 빨라졌다.
경기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던 판에 수년간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해온 미국경제마저 힘을 잃는다면 그만큼 경기회복이
더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엔 미국경제 둔화가 아니어도 경기회복을 막는 악재가 수두룩
하다.
80년대말의 거품경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터에 엔고가 겹치면서 경기
회복세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미미해지고 말았다.
최근 발표된 3월 경기선행지수는 45를 기록, 경기확장과 후퇴를 가르는
50선을 2개월째 밑돌았다.
4월에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2%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53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3.2%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연초에 2.5%로 책정했던 일본의 금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최근 1.3%로 대폭 낮춰 잡았다.
경제지표들이 악화된 것은 민간의 소비, 기업의 투자, 정부의 지출 등이
잔뜩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80년대말 지나치게 투자했던 탓에 투자를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엔고를 극복하기 위해 경비절감 및 생산설비 해외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 해도 재정적자가 커져 문제이다.
OECD는 일본의 재정적자가 93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0.2%에 불과했으나
94년에는 2%로 확대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 경제주체들이 한결같이 돈을 쓰지 않으니 시중에 돈이 넘치고 이에
따라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일본경제가 이미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금리가 떨어질만큼 떨어져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경제성장에 아무런
보탬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경기회복이 더뎌진 것은 마르크화의 지나친
강세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됐기 때문이다.
독일 마르크화는 연초부터 미국 달러화와 유럽 통화들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독일 수출이 부진, 경기가 위축됐다.
독일은 최근 금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0.3-0.4% 포인트 낮춰 잡았다.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마르크화에 대한 자국화폐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높은 실업률과 경기회복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내리지 못했다.
마르크 강세가 결국 유럽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독일 분데스방크는 마르크 강세가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등장하자
지난 3월말 재할인율을 내렸으며 최근에는 선진국 중앙은행들과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 마르크 급등(달러 급락)을 막았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7일자).
고성장세가 급속히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와 마르크화가 급등함에 따라 일본과 독일의 경기회복이 둔화된 것도
금리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경기둔화는 어느 정도는 예고됐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4.1%, 4.4분기에는 5.1%에 달했다.
이는 연준리(FRB)가 책정한 적정성장률 2.5%를 월등히 상회한다.
FRB가 작년 2월4일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미국경제 고성장세가 갑자기 꺾이리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내수부문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해외부문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리라 보았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미국경제는 분명 급속히 둔화
되고 있다.
5월중 고용(농업부문 제외)이 10만명이상 감소했으며 경기선행지수와
제조업 수주는 2월이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구매관리협회(NAPM)가 발표하는 경기지수는 5월중 4년만에 처음 50%를
밑돌았다.
경기가 급속히 둔화되자 장기금리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금리인하가 불가피
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단기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일본에서도
장기금리 하락세가 빨라졌다.
경기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던 판에 수년간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해온 미국경제마저 힘을 잃는다면 그만큼 경기회복이
더뎌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엔 미국경제 둔화가 아니어도 경기회복을 막는 악재가 수두룩
하다.
80년대말의 거품경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터에 엔고가 겹치면서 경기
회복세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미미해지고 말았다.
최근 발표된 3월 경기선행지수는 45를 기록, 경기확장과 후퇴를 가르는
50선을 2개월째 밑돌았다.
4월에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2%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53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3.2%에 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연초에 2.5%로 책정했던 일본의 금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을 최근 1.3%로 대폭 낮춰 잡았다.
경제지표들이 악화된 것은 민간의 소비, 기업의 투자, 정부의 지출 등이
잔뜩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80년대말 지나치게 투자했던 탓에 투자를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엔고를 극복하기 위해 경비절감 및 생산설비 해외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불안이 심화되면서 소비심리도 얼어붙었다.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 해도 재정적자가 커져 문제이다.
OECD는 일본의 재정적자가 93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0.2%에 불과했으나
94년에는 2%로 확대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본 경제주체들이 한결같이 돈을 쓰지 않으니 시중에 돈이 넘치고 이에
따라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일본경제가 이미 "유동성 함정"에 빠졌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금리가 떨어질만큼 떨어져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경제성장에 아무런
보탬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경기회복이 더뎌진 것은 마르크화의 지나친
강세가 부담으로 작용했기 됐기 때문이다.
독일 마르크화는 연초부터 미국 달러화와 유럽 통화들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독일 수출이 부진, 경기가 위축됐다.
독일은 최근 금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0.3-0.4% 포인트 낮춰 잡았다.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마르크화에 대한 자국화폐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높은 실업률과 경기회복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내리지 못했다.
마르크 강세가 결국 유럽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독일 분데스방크는 마르크 강세가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등장하자
지난 3월말 재할인율을 내렸으며 최근에는 선진국 중앙은행들과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 마르크 급등(달러 급락)을 막았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