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가 파인세라믹시장의 선점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20년이상 시멘트업계의 수위다툼을 벌여온 두 회사는 이제 무대를
파인세라믹분야로 옮겨 또 한차례 격전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파인세라믹을 21세기의 주력업종으로 집중 육성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앞으로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니까 시멘트를 놓고 벌인 "제1라운드"보다는 파인세라믹의 선점을
둘러싼 "제2라운드"싸움이 훨씬 치열해 질수밖에 없게 돼 있다.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는 국내 시멘트업계의 양대산맥이다.

매출뿐 아니라 생산량에서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가 "격전장"을 파인세라믹분야로 갑자기 선회한 이유는 간단하다.

시멘트산업은 매출증가율이 많아봤자 10%대에 불과한 반면 파인세라믹은
그렇지가 않다.

21세기의 유망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데다 국내의 수요증가율이 연30%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파인세라믹산업은 진출 대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미개척분야
이기도 하다.

노력 여하에 따라 "노다지시장"으로 급변할수도 있다는 얘기다.

업종다각화를 먼저 시도한 업체는 쌍용양회다.

이 회사는 지난90년부터 파인세라믹산업에 진출해 지난해 2백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이는 쌍용양회 지난해 전체매출액(1조7백89억원)의 2% 수준이다.

매출규모만 보면 별볼일 없을수도 있다.

그러나 올하반기부터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오는19일 대구 성서공단에 아시아최대규모의 세라믹전용공장이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3백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이 공장은 앞으로 산업용부품 절삭공구
생활용품등 연간 47종에4백30만개의 세라믹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국내수요가 급증할 경우 2백억원을 투입, 공장증설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그렇게 되면 세라믹제품의 매출규모는 오는2000년에 1천억원을 넘어선다.

나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국내최대의 세라믹업체로 부상할뿐 아니라
2000년이 넘어서면서 매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 있다"(오복진신소재
연구소장)는 분석이다.

동양시멘트의 "추격전"도 만만치 않다.

동양시멘트는 쌍용양회보다 1년 늦은 지난 91년부터 세락믹시장에 뛰어
들었다.

시장진입이 늦은만큼 지난해까지는 연구개발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부터
전자모기향에 쓰이는 훈증기등 제품을내놓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세라믹소재중 전자세라믹 계열에 주력해 전자제품 광통신
세라믹센서등에 사용되는 제품을 집중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파인세라믹부문의 매출은 미미하나 오는2000년에는 6백40억원
규모로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동양그룹 중앙연구소의 하조웅신소재실장은 "정보통신시대인 21세기에
정보통신 부품산업시장이 크게 확대될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자세라믹
제품의 개발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발열체 절삭공구등 구조세라믹에 주력하고있는 쌍용양회도 조만간 시장
규모가 큰 전자세라믹분야에 진출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두 회사가 직접 맞대결하고 있지는 않지만 운명의 "한판승부"는
시간문제인 셈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들 업체간의 치열한 경쟁이 불모상태인 국내 세라믹산업
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성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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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세라믹은 보통 전통요업과 구분된다.

전통요업이 점토 규석등 천연광물을 단순가공해 사용하는데 반해
파인세라믹은 알루미나 질화규소등 합성광물을 제품 목적에 맞게 고순도로
가공한 것이다.

때문에 파인세라믹은 단단하고 열에 강할뿐아니라 절연성 반도성 초전도성
의 특성을 지녀 전자 자동차 항공우주 통신 인체 환경분야등에 널리
사용되는 유망 신소재이다.

파인세라믹의 세계시장규모는 올해 약 5백억달러.

현재 일본과 미국이 전체시장의 약84%를 독점하고 있다.

오는2000년에는 파인세라믹 시장규모가 1천2백억달러에 달해 차세대
자동차시스템 멀티미디어 광메모리 HDTV등 21세기 유망기술산업의 40%를
점유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지난80년 후반기부터 파인세라믹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생산업체의 60% 정도가 연간 매출20억원이하의 중소업체들인데다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기반이 취약한 상태다.

지난해 국내수요는 약1조원규모로 이중 국내생산은 4천억원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