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의 A씨는 나이가 들수록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골프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3년여전까지만 해도 가끔 70대스코어를 맛보던 A씨는 거리가 눈에 띄게
줄었고 그에따라 80대진입도 급급해 졌다.

"안되겠다" 싶었던 A씨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는 체중을 6kg이나 뺐다.

그러자 거리가 살아나며 구질이 견고해 지는 감이 왔다.

30대초반의 B씨도 마찬가지.

허리띠 구멍을 두개나 줄인 그는 "가벼워진 몸"으로 거리를 최소
10야드는 늘렸다.

최상호, 최윤수, 곽흥수 이강선 등은 모두 40대의 중견 프로골퍼들이다.

그들이 요즘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5주째 연속 시합을 하니까 정말 힘들다.

4주째경기 막바지에는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볼이 뻗어나질 않는다.

이제 한국프로골프도 체력싸움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한국남자프로골프는 지난 5월 둘째주부터 이번주 열리고 있는 슈페리어
오픈까지 사상 처음으로 5주연속 대회를 벌이고 있는데 그 결과 40대를
넘어선 프로들은 다소간 체력상 핸디캡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30대나 20대프로들은 "아직은 괜찮아요"가 대부분이다.

<>.이상의 얘기들은 모두 골프에서의 "체력"을 설명한다.

골프의 체력은 물론 "무거운 것을 들 수 있는 성격"의 "힘"을 의미
하지는 않는다.

골프의 체력은 스피드와 지구력을 뜻한다.

체중을 줄이면 몸이 유연진다.

유연해진 몸은 무거운 몸보다 당연히 스윙스피드를 증가시킨다.

몸이 가벼워진 만큼 백스윙의 깊이도 더해질 것이고 헤드의 움직임도
빨라지는게 객관적 이치라는 얘기.

다이어트를 해서 거리가 늘었다면 위의 설명이 그 전부일 수 밖에
없다.

체중 55kg의 연약한 체격으로도 장타소리를 들을수 있는 게 바로
거리는 "힘"이 아니라 순간적스피드에 전적으로 달려있기 때문이다.

프로들의 예는 지구력을 의미한다.

체력소모가 많더라도 버티는 힘이 있어야 일관된 스윙이 이뤄진다.

18홀라운드에서 몇홀을 남겨놓고 스윙이 망가지는 골퍼는 바로 이점을
생각해야 한다.

"체력관리"라는 평소의 노력이 전무하다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의
18홀의 골프에서도 문제가 파생할수 있다.

<>.이상의 요인에도 불구, 골퍼들은 "스윙은 기술이고 걷는 것이 무슨
운동이 되는냐"는 생각을 흔히 한다.

그러나 골프역시 운동일 따름이다.

어떤 종목이건 국가대표선수가 체력배양에 전념하는 것도 기본 체력이
갖춰져야 기술적향상이 이뤄진다는데 근거한다.

이번 "X이론"의 주제는 "건강한 생활"이다.

골프는 정신과 신체가 모두 건강해야 스코어향상이 이뤄진다.

골프를 잘 치려면 스윙이라는 "작은 집착"에서 탈피,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환경개선도 필요하다.

이제 한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골퍼들도 한번쯤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생활의 "무질서"를 몰아내고
새벽이슬의 신섬함을 맛보는 "전환"을 시도할만 하다.

1kg 감량에 1m 거리가 증가한다면 그것은 무엇보다 매력적인 유인점
아닌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