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재무제표의 주석을 살펴보면 거의 예외없이 미실현이익을 제거한
방법과 그 내용이 공시되어 있다.

지배회사나 종속회사의 개별재무제표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러한 내용이
연결재무제표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연결회사간의 내부거래에서 발생된 이익중 외부로 판매되지 않고
남아있는 자산에 포함된 이익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결회사간에 상품거래가 이루어진 경우 개별회사의 입장에서는 매출과
매입으로 인식하지만, 연걸실체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내부이동에
불과하므로 수익과 비용으로 인식할수 없고 외부의 제3자에게 팔았을때
비로소 연결실체의 거래로 인식할수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설명해보자. A사는 종속회사인 B사에게 원가 10억원의 상품을
20%의 마진을 붙여 판매하였는바, 결산기말현재 절반은 외부에 판매되고
나머지는 B사 재고로 남아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례에서 B사의 개별대차대조표에서는 A사로부터 구매한 재고자산이
6억원으로 계상되어 있겠지만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함에 있어서는 1억원의
내부미실현이익을 제거한 5억원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와같이 지배회사가 종속회사에게 일정이윤을 가산하여 판매한 경우
결산기말 현재 종속회사의 재고자산에 포함된 미실현이익은 지배회사의
종속회사에 대한 지분율에 관계없이 전액 제거된다.

이와는 달리 종속회사가 지배회사에 판매함으로써 발생한 미실현이익은
지배회사의 지분비율에 상당하는 금액만을 제거하여 지배회사지분에
부담시키거나 전액을 제거하여 지배회사지분과 외부주주지분에 안분해야
한다.

자회사를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함에 있어서는
손익계산서에 계상된 매출액이 실제로 실현된 것인지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결산기말에 임박하여 자회사에 밀어내기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면 모회사의
개별재무제표에는 매출수익이 실현된 것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분식결산
목적으로 악용된 소지가 있다.

물론 연결재무제표에는 이러한 미실현이익이 제거되어 나타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연결재무제표가 부속적인 재무제표로 이용될 뿐이므로
종속회사에 대한 매출을 통해 지배회사의 이익을 부풀리는 사례도
발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손익계산서상의 관계회사매출액에 비하여 대차대조표상의
관계회사매출채권금액이 지나치게 높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특수관계자간의
거래를 통해 이익을 조정하려는 의도가 없었는지 의문을 가져보아야할
것이다.

유재권 < 공인회계사.삼일회계법인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