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창구인 항구가 막히면 그 나라 경제가 지불해야 하는 물류비 부담은
부쩍 증가한다.

납기를 놓쳐 산업계가 입는 피해도 막대하다.

시내 교통이 막혀도 물류비 급증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지금 이 문제에
봉착했다.

인도네시아 수하르토대통령은 최근 각료회의에서 수도권 물동량급증으로
항만이 포화상태에 육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선다해협에 접해있는 자바섬
서쪽에 대규모 항만을 새로 건설토록 교통부장관에게 지시했다.

그는 신항만 건설이 지체되면 경제성장이 차질을 빚게된다고 지적하면서
각료들에게 적극 협조하라고 당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항만 건설 기간과 투자금액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신항만이 들어설 경우 철도와 고속도로등 부대시설도 갖춰야 한다.

수하르토대통령은 수도권의 수출입 화물이 신속히 운송될수 있도록 철도
고속도로도 함께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수하르토대통령이 신항만 건설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오작동 싱가포르
총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총리는 최근 인도네시아를 방문, 수하르토대통령을 만난자리에서 서둘러
선다해협에 임하는 새로운 수출입 창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 바
있다.

수하르토대통령은 이같은 충고를 받은뒤 싱가포르총리에게 신항만 건설
프로젝트에 싱가포르 기업들이 합작형태로 참여하거나 자금조달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오총리는 즉각적인 답변은 피한채 채산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항만 후보지로는 산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메락이나 안예가 거론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신항만 건설 프로젝트와 더불어 자카르타시내에 들어설
인터체인지(다목적 교통분기센터)건설 프로젝트가 화제가 되고 있다.

수하르토대통령의 누나인 시타 하디얀티 루크마나가 이끄는 7개 기업
컨소시엄이 2억8,500만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를 수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시비가 일고 있는 것이다.

수하르토대통령은 이점을 의식, 각료회의석상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할 경우엔 특정인이나 특정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시비가 일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