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논쟁재연 경기정점은 언제인가.

국내제조업경기가 2.4분기중 정점을 기록한뒤 3.4분기부터 진정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란 산업은행의 전망이 나오면서 경기논쟁이다시 가열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실물경기의 상태가 주가움직임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인 만큼 투자자들은
경기의 현주소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두개의 지표로 어느시점이 경기정점이라고 해석할수
없다고 말한다.

경기확장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점은 한참 지나서야 확인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의 실물경기지표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2,3월을 고비로 확장추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1.4분기중 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이 25.2%로 지난해 4.4분기(30.6%)보다
낮아졌고 4월중 산업생산증가율도 13.7%로 2월(19.3%)이후 계속 감소 추세
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기계수주증가율이나 기계류수입액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된것만은 사실이다.

이같은 지표들은 산업은행이 최근 발표한 산업경기전망조사(BSI)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산업은행조사에서도 3.4분기부터 생산과 출하및 수출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었다.

적어도 93년이후의 경기확장세를 주도해온 제조업경기가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고 볼수있다.

그러나 경기정점에 대한 논란과는 별도로 전반적인 경기확장세는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않다.

지속적인 경기확장을 주장하는 측은 2.4분기를경기정점으로 해석하는데
반대한다.

재경원관계자는 엔화강세에 따른 수출호조등 종합적인 경기동향을 살펴볼때
급격한 경기후퇴없이 확장국면이 지속될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잠재력보다 높은 8%대 경제성장이 가능하고 제조업부문의 성장둔화를
건설및 소비분야에서 만회한다면 경기정점이 올연말이나 내년초에 늦춰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4월중 국내건설수주증가율은 35.8%로 지난 2월의 4.4% 증가를 바닥
으로 큰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건축허가면적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정책에 대한 논란 경기논란이 있으면 으레 주식시장에서는 경기연착륙
을 위한 정부의 정책이 거론된다.

정부의 정책의지에 따라 금리변동등 증시여건이 급격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의 경기상황이 과열상태는 아니다"고 진단하면서 기회있을
때마다 경기진정책을 쓰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를 밑도는등 고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많지 않아
전반적인 긴축보다 부문별 미조정을 통해 경기연착륙을 유도한다는게 정부의
정책방향이다.

그러나 주식투자자들은 정부의 정책의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실제로는 경기진정책의 일환으로 <>가계대출억제 <>원화환율
정상용인 <>외화대출비율축소등을 발표하며 과열경기를 진정시키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확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율
을 웃도는등 물가가 들먹거리면 정부의 정책이 언제든지 바뀔수 있다고
말한다.

다시말해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진행됐던 고성장이 하반기에도
계속되리라고 장담할수 없다는 논리이다.

일부에서는 1.4분기의 민간소비증가율이 8.7%를 기록하는등 민간소비가
사치성 소비재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있어 하반기 물가를 자신할수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물가를 잡기위해 당국이 인위적인 통화환수에 나설 경우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주식시장에서 정부정책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이교원대신경제연구소이사는 "정부는 현경기상황을
과열상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과열을 우려한 정책을 펴왔던게 사실
이다"며 그러나 물가 고용측면의 불안없이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
했다.

95년경제성장율을 7.0-7.5%로 전망했던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1.4분기
경제성장율(9.9%)이 발표되면서 올 예상치를 9%수준까지 상향조정하는 점도
경기의 연착륙가능성을 더해주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문별 조정등을 통해 경기연착륙이 확인되면
하반기부터 증시주변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의 설비투자에 따른 자금수요가 줄어들고 이에따라 금리가 하향안정세
로 돌아서면 유휴자금이 주식시장에 돌아올수 있다.

신성호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연초의 경기논쟁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
한만큼 이번 경기논쟁재연은 증시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오히려 완만한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확신이 서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강옥동서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의 경제성장이 수출과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이뤄져왔던만큼 세계경기가 하향안정세로 돌아서는등 외부
환경이 바뀌면 관련종목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는 경기논쟁에 따른 정부의 긴축우려와 함께 진정국면
에서의 성장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익원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