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수 < 대우경제연구소 금융본부 연구위원 >

지난해 4분기의 경제성장률 9.3%가 이번 경기상승국면의 가장높은 성장률이
될 것이라는 대다수 전문가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올해 1분기의 성장률이
9.9%로 밝혀짐에 따라 경기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기상승을 가능하게 한 요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지출면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은 수출과 설비
투자라는 것은 수출과 설비투자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중 설비투자는 수출수요확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생산능력확충관련 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설비투자가 언제까지 지금과 같이 20%를 넘는 큰 폭의
증가를 나타낼 것인가는 수출호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와 밀첩하게
묶여 있다.

만약 최근의 수출호조가 우리나라 상품의 질적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산업
구조를 고도화시키려는 일련의 산업구조조정 노력의 결실이라면 수출호조가
외부여건의 변화에 여행을 크게 받지 않으며 오래 지속될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경기상승기의 수출호조는 이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엔고와
세계경기회복이라는 대외적인 여건의 결과이다.

따라서 수출및 투지증대의 지속여부는 엔고와 세계경기회복이라는 외생적
요인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에 달려있다.

두가지 요인 모두 지금까지와 같은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이는 달러화의 가치하락이 거의 한계에 부딪혔거나 오히려 다소 절상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경기가 이미 봉우리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
이다.

뿐만 아니라 무역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에 우선을 두는 정부
정책에 의해 대미달러 원화환율의 절상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는데 이
역시 지금과 같은 20% 내외의 수출증가를 내년 이후에는 기대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중 하나이다.

이들 요인으로 인해 수출과 설비투자는 올해까지 호조세를 지속하다가
내년부터는 증가율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여져 이번 경기상승의 정점은
내년초로 전망된다.

이상의 요인분석 외에도 경기에 대한 기술적 분석 역시 동일한 결과를
보여준다.

우선 경기의 단기전망을 위해 개발된 한 민간경제연구소의 경기선행지수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감소하여 올 2분기부터는 경기확장세가 다소 진정될
것을 시시하고 있다.

이는 총통화 총유동성 자금사정예측 수출신용장 등의 지표가 모두 전월에
비해 감소한 결과이다.

경기에 3~4분기 정도 선행하는 전환점 예측지표가 지난 1월에 10.3%로
최고치를 기록한후 4월에는 7.7%까지 떨어진 것과 3~4분기후 경제가 고성장
국면에 속할 확률이 작년 12월의 0.92에서 올 4월에 0.02로 하락한 것도
내년초를 경기정점으로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처럼 기술적 지표들이 공통적으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경기가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경기정점이 더 늦게 나타날수
있느냐와 경기정점 이후에 우리나라 경제가 완만하게 내리막길을 걷가가
빨른 시일내에 경기상승국면에 재진입할수 있느냐의 여부는 4대 지방선거
이후 실시될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노력에 달려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