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간 경수로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접한 국내 기업들은 일단 대북
경협의 최대 걸림돌이 제거됐다고 보고 본격적인 경협활성화에 대비한
채비에 들어갔다.

대우는 남포공단협력사업의 경우 경수로협상 타결로 당장 진전이 예상되는
프로젝트로 보고 이날 대북경협담당 임원을 북결에 급파했다.

이 임원은 북한의 삼천리총회사측과 기술자파견에 따른 업무조정과 공장
운영방식등에 관해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남포공장에서 셔츠와 블라우스 3백10만벌, 재킷 60만벌, 가장
95만개를 생산키로 함에 따라 이에 필요한 생산설비와 원자재를 빠른
시일내에 조달키로 했다.

고합그룹도 평양과 남포사이에 위치한 강서지역에 의류 봉제 직물등 4개
임가공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최화길고합물산상무를 단장으로한 실무대표단을
북경에 파견했다.

시멘트와 제과공장 오피스빌딩건설등 3개부문의 협력사업을 추진해온
동양그룹은 시멘트유통기지를 건설키로 북한측과 합의함에 따라 시멘트사업
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하고 그룹차원에서 지원방안을 강구할 예정.

삼성그룹은 이번 경수로협상 타결을 계기로 정부의 대북투자 가이드라인
(5백만달러이내)이 상향조정될 것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은 지난 1월 강진구삼성전자 회장등 그룹임원 10명이 방북, 북측과
전화통신사업 진출과 나진.선봉사무소설치문제를 협의했으나 투자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최근 중소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대북공동진출신청을 받아 이미
1백여업체를 선정해 놓고 있다.

LG는 이들 기업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평양근교에 소재한 임가공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인데 이미 북한측에 샘플을 보내놓은 상태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금강산개발사업과 원산
수리조선소건설 프로젝트가 이번 경수로협상 타결로 추진력을 얻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쌍용그룹 한화그룹 효성그룹 제일제당등의 대기업들이 각각 통신및
의류 식료품등의 분야에서 대북투자진출을 모색중이며 중견기업인 신원
대동화학 영신무역등도 섬유 신발등의 직접투자나 위탁가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무역진흥공사는 남북상품공동전시회와 평양무역관 개설등을 추진하기
위해 북경에서 북한측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

< 이성구.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