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600년사를 민주사관의 시각에서 분석함으로써 우리 정치사에도
민주정치 구현을 위한 훌륭한 투쟁사가 있었음을 밝혀보고자 했습니다"

"한국정치사의 재평가"(수원대출판부간)를 펴낸 이달순교수(60.수원대
산업경영대학원장)는 조선시대 실학의 저항.비판사상에서부터 이승만의
권위주의에 대항한 4.19혁명,87년6월 민주항쟁에 이르기까지 한국정치사는
"자유"와 "민주"라는 두가지 과제를 동시에 구현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였다
고 말한다.

서구의 민주정치가 시민들의 정치참여권 확대를 위한 주체적 투쟁의 결과로
얻어진 정치질서의 한 형태라는 논리가 한국정치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그간 한국정치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분석하려는 노력이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어요. 연구의 방향이나 방법부터 빨리 세워야 합니다"

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정치사의 연구방향을 "민주사관"으로
정립하고 한국정치사의 시대구분도 봉건사회-절대주의시대-민주혁명기-민주
정부수립이란 유럽의 일반론에 적용시켰다고 말한다.

"근대 민주주의는 치자의 권력욕에 대항한 피치자의 투쟁에 의해 도달된
성과물이라 볼수 있죠. 피치자의 자유를 찾기 위한 노력에 바탕을 둔 사관이
바로 민주사관이라 할수 있어요"

그는 이러한 역사관을 바탕으로 고려시대를 봉건사회, 조선왕조를
절대주의시대로 분류한다.

여기에서 동학혁명과 독립협회운동등 시민혁명시대를 거쳐 근대사회가
성립됐다고 파악한다.

"민주사관에 입각해볼 때 3.1시민혁명으로 탄생된 임시정부는 제1민주정부,
4.19혁명으로 들어선 장면정부는 제2민주정부, 김영삼정부가 제3민주정부라
규정할수 있습니다"

그는 특히 김영삼정부에 대해 여에서 야로의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룩한
것이라 평가하고 청교도혁명으로 시작된 영국의 정치발전이 명예혁명으로
귀결된 것처럼 김영삼정부의 등장도 "명예혁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을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일관된
관점에서 우리 정치사를 정리해보려는 의도로 지난 30여년간의 연구성과를
정리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비판과 가르침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정치사의 개괄적인 연구수준을 넘어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
인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교수는 중앙대정치학과와 동대학원(정치학박사)을 졸업했다.

중앙대교수 수원대학장 한국정치외교사학회회장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KOC상임위원과 경기도사편찬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한국정치사의 재발견"(1986) "조선왕조정치연구"(한국정치사.1989)
"일제하 독립운동의 정치사적연구"(한국정치사 .1991)등을 출간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