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준비위원회(민노준)가 올해 임.단협과 관련한 소속사업장의 연대투
쟁 일정을 계속해서 미루는등 강성노조들의 연대투쟁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민노준은 지난 14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당초 오는19일 일제히 파업에 돌입
키로 했던 방침을 철회, 이번주까지 타결을 보지 못한 산하 사업장에 대해
19일부터 24일까지 단위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파업에 돌입토록 결정했다.

민노준은 5월초까지만 해도 5월20일까지 타결이 되지 않을 경우 5월말과 6
월초에 쟁의를 집중키로 방침을 세웠다가 무산되자 6월초에서 10일사이에 쟁
의결의를 한후 6월중순에 연대파업에 돌입키로 당초 계획을 수정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기아자동차등 대형사업장을 중심으로 민노준
의 5대 사회개혁투쟁에 반발하는등 노사안정분위기가 확산되자 민노준은 또
다시 연대파업일정을 19일로 연기했었다.

이처럼 연대파업일정이 계속 차질을 빚는 것은 전국산업현장에 노사화합분
위기가 확산되면서 근로자들 사이이 강경투쟁 중심의 정치조합주의를 기피하
고 임금 및 근로조건개선 위주의 경제조합주의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때문으로 노동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민노준 관계자는 이와관련, "개별사업장별로 노사협상 진척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연대투쟁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운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다음주부터
는 서울지하철 현총련산하사업장 한진중공업 쌍용등을 비롯 많은 사업장이
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노준은 산하 사업장 가운데 이날 현재 쟁의발생을 결의한 노조는 1백12개
쟁의행위를 결의한 노조는 20개라고 밝히고 앞으로 쟁의행위결의 예정인 노
조는 17개로 예상했다.

한편 노동부관계자는 민노준의 새로운 연대파업방침과 관련, "개별기업의
교섭여건이 다른데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기아자동차등 국내 노동운동을 주
도하고 있는 대형사업장의 조합원들이 이미 집행부의 강경노선에 반기를 든
상태이기 때문에 쉽사리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 윤기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