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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재료기술과 그림 .. 이종상 <화가/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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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문명은 수우채색과 화장품 원료가 풍부하게 생산되는 곳으로부터
    발상되었다.

    나일강과 유프라테스강 티그리스강 갠지스강 유역과 황하유역이 어김없이
    이런 공통점을 지닌다.

    문화사적 측면, 더 좁게는 회화의 재료기법사적인 측면으로 파악해 볼때
    그렇다.

    수우채와 화장품,이 둘은 인간정신의 "이드"관계인 구미본능의 충족이란
    점에서 일치한다.

    그리스의 조각을 알기 위해서는 지중해성기후와 대리석의 질료를 파악해야
    되듯이 한국의 조각을 이해하려면 4계절이 변화와 화강석의 특성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같은 이치로 서양의 그림을 공부하려면 서양의 풍토와 재료기법을 연구해야
    될 것이며 한국의 그림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전총회화의 재료와 기법을
    면밀히 분석하는 과학적 원근방법이 필수적이다.

    그럼으로서 아래로부터 상향적으로 연구하여 표현질료가 기법을 통하여
    정신적 세계와 하나로 일치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창작을 하는 화가 자신도 다루는 질료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독자적인
    기법을 갖기 어렵고 재료기법이 어설픈 상태에서 깊은 사상을 표출할 수는
    없다.

    한국회화의 맹목적 서구화 경향을 미술의 교육에서 재료와 기법이 한국적
    조형사상과 직결되어 있음을 명쾌하게 가르쳐 주지 못한데 기인한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조상들은 일상의 생활속에서 체험하는 단청 석채나 지 필 묵을 질료와
    표현기법으로부터 이해하면서 회화의 정신세계와 자연스럽게 연계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남의 재료와 기법을 수입해 쓰는 서양화의 그것보다
    더더욱 생소하고 낯설기반한 것이 바로 한국회화의 재료기법이 되어 버렸다.

    심지어는 재표와 기법이 사상과 무관함을 강변하며 현대회화는 곧 서구화란
    등식속에 우리 그림의 그것을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가장 한국적이며
    "한국성"을 대표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없지 않음을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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