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임효씨(41)의 도부조판화전이 16~25일 서울종로구견지동
동산방화랑(733-5877)과 16~31일 강남구청담동 가산화랑(516-8888)에서
열린다.

굵직한 선과 힘이 넘치는 필력,전통수묵과 채색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전래신화와 설화속의 이미지들을 화폭에 담아온 임씨가 도부조판화라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선보이는 자리. 출품작은 전래신화와 무위자연을
주제로한 도판 50여점과 이 도판으로 찍어낸 도부조판화 50여점.판화는
20~30장으로 에디션을 제한했다.

가격은 1점당 30만~50만원. 판화의 원판격인 도부조는 백토를 다져
입체도판을 만든 위에 철사와 진사를 입힌뒤 도자기와 마찬가지로 초벌
재벌구이를 마쳐 완성한 분청자기.여기에 한지의 원료인 닥종이를 두텁게
올려놓은 다음 눌러 찍어낸 것이 도부조판화이다.

이번에 발표되는 도부조판화는 도판자체의 드로잉이 복잡하지 않아
단순.절제미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또 판마다 먹이나 쪽물 갈물 치자
경면주사등 전통천연염료를 사용해 각기 다르게 채색,판화라기보다 원화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오고 있다.

임효씨는 "적은 에디션과 직접적인 드로잉을 통해 판화 메커니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고 밝히고 "이번 작업을 위해 1년이 넘도록
경기도이천 요지에서 직접 도판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홍익대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임씨는 지난90년 동아미술상,94년 월간
미술세계작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
(ESCP)에 영구소장된 "일월도"를 발표,국제무대에 데뷔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