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해 마이너스 1.7%의 경제성장을 기록, 성장율이 90년이후 5년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남북한 경제규모는 국민총생산(GNP)기준으로 18배, 1인당국민소득
수준은 9배이상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등 경제력격차가 더욱 확대
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은 "94년 북한 GNP추정"에서 북한경제가 동구 사회주의체제
붕괴직후인 90년 마이너스 3.7%의 성장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계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발표했다.

한은은 90년부터 북한당국등이 발표한 생산물량에 남한의 가격체계와
부가가치율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북한의 경제규모를 추정해 오고 있다.

한은 추정결과 지난해 북한의 명목GNP는 2백12억달러, 1인당 GNP는 9백
23달러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3년보다는 소폭 증가한 수준이나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성장은
오히려 마이너스였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북한경제수준을 지난해 남한의 명목GNP(3천7백69억달러)와 1인당GNP(8천
4백83달러)와 비교하면 각각 17.8배와 9.2배 차이난다.

정웅진한은조사2부장은 "재정사정이 좋지않아 석탄 전력 금속공업등 기초
공업의 생산활동이 위축된데다 핵문제등으로 인한 대외경제협력악화로
에너지 원자재 부족현상이 심화됐다"며 "여기에 김일성사망으로 인한 정치
사회적 불안정까지 지속되고 있어 북한경제는 사상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대외거래는 91년 옛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된 이후
그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어 무역규모는 수출 8억4천만달러, 수입
12억7천만달러등 21억1천만달러수준로 남한 무역규모(1천9백83억달러)의
1%수준에 불과했다.

"GNP추정"에 나타난 북한 산업구조의 특징은 경공업과 농림어업부문의
비중이 높아지고 중공업을 포함한 제조업과 건설업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으로 요약된다.

농림어업 광업등 원시산업부문은 아직 전산업의 3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방 군수복합형 중공업부문에 아직도 상당부문의 자원이 배분됨으로써
주민생활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설업및 서비스부문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부문별 성장율을 보면 농림부문과 전기가스수도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제조업의 경우 화섬 신발등 일부 수출용을 제외한 내수용 경공업부문과
중공업부문의 생산이 부진, 전체로는 3.8% 감소함으로써 북한 경제의
마이너스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광업은 북한에너지공급의 대종을 이루는 석탄생산이 탄층심화등 채굴여건의
악화로 감소세가 지속됐으며 철 마그테사이트등의 생산도 줄어 전체적으로
5.5% 감소함으로써 에너지난과 외화부족을 심화시켰다.

건설업은 주택건설활동이 부진하여 마이너스 26.9%라는 큰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93년 냉해로 최악의 생산부진을 겪었던 농업생산은 지난해 기상여건
호조로 인한 미곡증산으로 소폭(2.7%)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서비스부문은 광공업품의 생산감소로 물동량이 줄어든데다 김일성사망이후
순수관광객수의 대폭감소로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은 전년보다 감소세가
확대됐으나 국방등 정부부문이 관련종사자수의 증가로 전체적인 증가율은
2.2%를 기록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