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연구개발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정부출연연구소들이 치열한 주도권다툼
을 벌이고 있다.

20일 과학기술처등에 따르면 장기대형복합과제의 연구개발을 주도적으로
담당하기 위해 출연연구기관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핵융합연구의 한국원자력연구소와
기초과학지원연구소, 의과학연구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해상발전플랜트의 원자력연구소와 기계연구원등을
손꼽고 있다.

핵융합연구는 이미 원자력연구소가 지난해부터 개발중인 핵융합실험장치인
중형토카막을 기초과학지원연구소도 스타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원자력연구소는 장기원자력연구과제로 지난해부터 수천만도급의
중형토카막(KTII)개발을 시작했다.

오는 98년까지 3백20억원을 들여 일반 전자석을 사용하는 토카막을
건설하겠다는 계획.

이에반해 기초과학지원연구소는 내년부터 2005년까지 1천2백억원을 투자해
초전도자석을 사용하는 토카막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KIST는 지난해 의과학연구센터와 생체구조연구센터를 세운데 이어 올해
양자가속기연구센터와 의료영상연구센터를 세워 체계적인 연구체제를 갖추고
본격적인 암정복연구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반해 KAIST는 올들어 의과학협동과정을 개설한데 이어 의과학대학
설립등 경쟁적인 연구개발계획을 내세웠다.

원자력연구소는 원자력열병합플랜트 개발을 위해 지난4월 대우중공업과
협력협정을 맺은데 이어 최근 참여기업의 공개모집에 나섰다.

이계획은 중소형원자로를 세워 발전을 하고 폐열로 담수화 지역냉난방등에
활용하는 것으로 건설장소를 해상으로 계획.

기계연구원은 지난5월말 해상에 대형구조물을 만들어 그위에 폐수처리공장
해수담수화플랜트 발전소등을 세우는 해상복합플랜트(BMP)계획을
스타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발표.

이계획은 해상에 대형구조물을 세우는데서 출발하고 있을뿐 내용은 원자력
연구소와 사실상 같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대형과제의 경우 대부분 한 연구기관이
구상한 것에 대해 정부가 다른 기관으로 하여금 주도하도록 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일이 계속될 경우 과기처 정책의 일관성이 없어져
신뢰성이 크게 손상될 것으로 우려했다.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