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의 과학자로 유명한 스티븐 호킹은 몇해전 일본에서 "우주에서의
생명"을 주제로 강연한 적이 있다.

그는 이 강연에서 DNA를 기초로 생식능력과 신진대사능력을 갖는 현재의
생물체는 궁극적으로 실리콘 중심의 다음세대 생물체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 그자리에 모인 청중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생명이란 무엇인가.

인공생명이란 가능한 것일까.

탄소화합물에 기초한 현재의 생명체외에 다른 생명체도 존재할 수
있을까.

컴퓨터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인공생명에 관한
내용을 다룬 책이 잇달아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사민서각이 내놓은 "인공생명"(스티븐 레비저 김동광.과학세대역 )과
김영사가 발간한 "인공생명"(스티븐 프레이타저 이충기역)이 그것.

똑같은 제목의 이책들은 생명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넘어 살아있음의
의미를 다시 묻는 점에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그런가하면 고려원미디어는 장차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생물공학의
원리를 밝힌 "실험실밖에서 만난 생물공학이야기"(유영제외16인저)를
펴내 눈길을 끈다.

인공생명학자들은 근본적으로 생명의 본질이 정보라고 주창한다.

이 정보는 컴퓨터를 통해 스스로 번식하고 교배(복제)하며 나아가
미리 프로그램되지 않은 것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이 우리의 생태계안으로 유입되면 통제할수 없으며 인간같은
고도지능을 보유하는 것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인류가 이 분야를 잘 활용할 경우 인공생명로봇의 개발등으로 무인
우주탐사와 산업발전이 활발해질수 있으나 컴퓨터바이러스등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인공생명의 방출은 인류의 미래를 파국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스티븐 레비의 "인공생명"은 전세계에서 활동중인 관련학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인공생명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50년간에 걸친 인공생명연구의 전과정과 개념,그작업을 수행중인
연구자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담았다.

스티븐 프레이타의 "인공생명"은 인공생명을 소개하는데 그치지않고
독자가 직접 인공생명을 만들수 있도록 컴퓨터프로그램을 함께 실었다.

"생물공학이야기"는 생물화공월례연구회소속 생물화학공학분야교수
19명이 공동집필한 책으로 미생물학 생화학 인공장기등 생물공학
전분야를 소개했다.

이책은 또 간염백신,인터페론,썩는 플라스틱등 생물공학기술을 이용한
성과도 다루고 있다.

오래전부터 조상들이 생활속에 이용한 술.요구르트.김치의 생물공학적인
측면도 설명했으며 반도체에 이용되는 생물공학,바이오센서,비만의
염려가 없는 감미료의 제조원리등 생물공학의 흥미거리에 대해서도
기술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