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모방하는데서 벗어나 우리 고유의 디자인을 개발해야 살아남는다는
생각으로 산업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순인LG전자 디자인종합연구소장(이사)은 93년 냉장고와 94년 TV에 이어
올해 벽걸이형 하이파이 오디오로 우수산업디자인(GD)상품선정제에서 3년
연속 대통령상을 받게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벽걸이형 하이파이 오디오는 LG전자가 유럽의 앞선 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9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 설립한 디자인연구소 현지법인과 LG전자
서울 디자인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수출용 오디오시스템이다.

더블린의 디자인연구소에서 4년간 근무한 이소장은 "일본 제품의
아성인 유럽의 오디오시장을 공략하기위해 지난해 유럽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벽에 걸어 공간을 절약할수 있는 오디오를
원하는 사람이 많은반면 일본제품중에는 벽걸이형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LG전자는 벽에 장식품처럼 걸수 있도록 두께가
얇고 단순한 디자인의 오디오 개발에 들어갔다.

벽장식과 같은 느낌이 들도록 색상도 검정색 일변도에서 벗어나 파란색
빨간색 어두운 회색등 세가지로 다양화했다.

"최근에는 이미지가 기계적이지 않으면서 다른 가구와 조화를 이루어
인테리어 효과도 높은 가전제품이 소비자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최근 추세에 앞서가는 우리 고유의 디자인과 브랜드를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59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산업디자이너를 채용하기
시작했으며 산업디자인 전문부서로 공업의장실을 구성했다.

서울 문래동에 있는 디자인종합연구소에는 디자이너를 비롯해서
생활과학연구원 엔지니어 마케터등 16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외에 LG전자는 아일랜드와 미국 일본에 디자인연구소 분소를 두고있다.

"기술은 기본입니다. 이제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일수 있는 요인은
디자인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제품력은 곧 디자인력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저희 디자인연구소는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해 고객을 감동시키는 디자인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