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쌀회담 합의문이 21일저녁 발표되자 청와대관계자들은 크게
놀라는 모습들.

이들은 1차분 15만t 전량 무상지원은 김영삼대통령의 결단이 아니면
결정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이구동성.

나웅배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합의내용을 갖고 이날 오후 4시45분에
청와대에 도착,6시까지한시간 넘게 대통령에게 보고하는등 보고시간이
예상보다 길었던 것도 대통령의 결심을 마지막으로 받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관측이 유력.

청와대고위당국자는 이와관련 "이번회담과정에서 대표단에 우리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줄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 한분 밖에 없었다"고 말해 김대통령
이 막후에서 협상을 직접 지휘했음을 확인.

이당국자는 "그동안 이견을 보였던 서명주체가 북한측의 경우 정무원
산하기구인 대외경제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전금철로 결정됐다"고 밝히면서 이번 회담을 "당국자회담"으로 간주한다는
우리측의 입장이 관철됐다고 만족을 표시.

이당국자는 또 "당사자간 당국자에 의해 민족내부의 문제가 타결됐다"고
지적하면서 이것도 그동안 우리정부가 주장해온 것이라고 강조.

이당국자는 "김대통령이 이번회담과 관련해 통일원발표 이외에 따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회담에서 쌀지원 이외에 남북관계
개선에 관한 이면합의가 있었음을 시사.

한편 김대통령은 북경 쌀회담이 막판 초읽기에 들어간 21일 일체의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채 집무실에서 수시로 협상진행상황을 보고받으면서
측근들과 협의,이번 회담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