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시설투자자금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개인저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기업들의 자금부족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중 기업들의 자금부족규모는 분기별로는 사상 최대규모인 16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12조5천억원)보다 34.4% 늘어난 규모다.

한은관계자는 "기업들의 자금부족규모가 이처럼 확대된 것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규모가 늘어나는 반면 개인들의 소비가 커져 저축(자금잉여)이 제자리 걸
음을 걷기때문"으로 분석했다.

1.4분기중 개인부문의 자금잉여는 6조8천억원으로 전년동기(6조6천억원)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따라 평소 50~70%선을 보이던 "개인의 기업부족자금보전율"도 40.5%로
지난 85년 1.4분기(34.1%)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올들어 시설투자 및 운전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1.4분기중
자금조달규모가 2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 늘어났으나 금융
기관을 통한 간접금융은 7조2천억원으로 전체의 27.6%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간접금융비중이 전체 조달금액의 54.3%에 달했었다.

반면 주식 회사채 기업어음등 직접금융을 통한 조달금액은 13조4천억원으로
전체 조달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8.2%에서 51.8%로 높아졌다.

간접금융비중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금융기관들의 예금증가세둔화와 투자수
익증권발행부진으로 자금조달규모가 13조9천억원으로 전년동기 수준(19조7천
억원)에 크게 미달,대출금을 19조1천억원에서 14조4천억원으로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