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자꾸만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면 처음엔 "애가 무슨 머리가
아프냐"고 반응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학교시험에 대한 걱정,이사 전학등 환경변화에 대한 심리적인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실제로 어린이들에게 여러날이상 지속되는 심한
두통을 일으키는 주요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신체적원인이 있다하더라도 뇌수막염이나 뇌종양등 두개골속에
생긴 질환보다는 근시나 축농증같은 원인에 의한 것이 많아 어린이두통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중앙병원 소아과팀이 지난 93년3월부터 94년8월까지 이 병원을
찾은 어린이환자가운데 3달이상 두통을 호소하고 2개월이상 추적관찰할수
있었던 68명을 조사한 결과 근시나 축농증(만성부비동염)때문에 두통이
발생한 경우가 32%(22명)에 달했다.

그다음으로 시험걱정,이사 전학등 환경변화에 대한 불안감과 스트레스와
관련,두통이 발생한 경우가 26.5%(18명)로 나타났고 편두통에 의한 두통을
호소한 경우가 17명으로 25%였다.

뇌수막염이나 뇌종양등 두개골속에 질환이 생겨 발생한 두통은 2명에
불과했다.

편두통은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속되는 스트레스및
피로와 많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편두통에 의한 것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만성적인 어린이두통의
상당수가 스트레스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볼수 있다.

어린이가 자꾸만 머리가 아프다고 할때는 우선 어린이가 현재 어떤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지않은지,불안을 느끼고 있지않은지 생각해보고
그에 따라 치료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조사를 실시한 중앙병원 소아과팀의 고태성교수는 "아이가 두통을
호소하면 먼저 편안히 눕히고 냉찜질을 시도해보고 재미있는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라"고 말한다.

이럴 경우 가벼운 두통은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법으로도 호전되지않고 두통이 반복되며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정신과치료가 필요할수도 있다.

또 점차적으로 정도가 심해지는 만성두통,특히 자다가 두통때문에
잠을 깰 정도라든가,부분적인 경련발작이 오는 두통,부분적으로
운동장애나 시야장애를 보이고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뇌에 기질적 이상이 의심되므로 소아과전문의의 정밀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고교수는 설명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