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바운동"을 아십니까.

"아나바"란 "아껴쓰고,나눠쓰고,바꿔쓰자"의 줄임말.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중 깨끗한 것을 모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거나 다른물건과 바꿔쓰는 운동으로 쓰레기종량제 실시 이후
생겨나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방식은 크게 두가지.쓰지 않는 물건을 한곳에 모아놓고 필요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하는 방식과 주최측이 물품을 기증받은
뒤 실비로 판매해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등에 쓰는 방법이다.

아나바 혹은 아나바다(아나바+다시쓰자)운동이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는
곳은 교회와 성당 절등 종교단체.서울 조계사에서는 지난 4일 아나바다장터
를 열었고 서울 석왕사는 생활협동조합을 운영중이다.

서울예수교장로회 동산교회에서는 신자들이 내놓은 생활용품을 한곳에
모아 원하는 사람이 자유롭게 가져가도록 한 아나바행사를 개최,큰
호응을 얻었다.

아나바행사에 나오는 물건은 옷이 70%이상,가방 그릇 장난감 책
시계 화분에 이르기까지 갖가지.개중에는 쓰던 것도 있지만 판촉물로
사용하다가 남은 것등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것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아나바운동은 학교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서울상명여대 부속여중에서는 학생들끼리 쓰지 않는 물건을 서로
바꿔갖는 행사를 가졌다.

"여성민우회"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등 사회단체의 생활장터는 이
운동의 원조격.여성민우회는 4월 도봉구방학동,이번달 목동아파트단지에서
"환경과 밥상을 살리는 여성민우회 장터"를 열고 벼룩시장행사를 가졌다.

이곳에서는 물건을 가져온 이가 가격도 직접 매긴다. (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봉사자 김현미씨.279-5035).

경실련 "알뜰가게 (231-6277)"는 대표적인 아나바장터.

91년10월 개설,상설기관으로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물품을 기증받고
수익금은 무의탁노인,농어촌탁아소,서초동 꽃동네 화재피해지역등을
돕는데 써왔다.

경실련의 뜻에 공감한 E랜드,국제상사등에서 의류.신발을 시중가의
40-60%로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멀리 강릉에서까지 옷가지를 보내옵니다. 최근 한양대사회학과에
자원봉사로 학점대체과목(1과목 30시간)이 생겨 많은 학생들이 도와주고
있어요"

92년부터 이곳에서 근무해온 주부 배길선씨(43)는 최근 행사가 여러곳에
분산되어서인지 물품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최근에는 서울의 각구청등 행정관청에서도 아나바장터를 개설 하고,
(주)포스콘에서는 사보에 물건교환코너를 마련하는 등 곳곳에서
아나바운동의 열기가 더해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