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식시장은 주변여건의 불투명성제거로 수급상황에 의해 장세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주식시장은 자방자치단체장선거결과와 선거후 정부의 통화및 경제
정책변화등 시장에 영향을 주는 주변여건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억눌림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러한 불투명성은 선거가 끝나는 하반기초반에 대부분 제거될
것이므로 주식시장은 특별한 돌출요인이 없는 한 순수하게 시장내부의 수급
사정에 의해 홀로서는 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객예탁금감소와 외국인투자자금유출등 극히 취약했던 수요기반이
얼마나 회복되느냐는 게 하반기장세를 결정한 중요한 열쇠로 지목되고 있다.

상반기주식시장은 기업들의 설비투자경쟁으로 인한 국제수지적자와 시중
유동성부족으로 시중금리가 강세를 유지함에 따라 자금조달에 심각한 애로를
경험했다.

증권사관계자들은 대체로 하반기주식시장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당장 주식공급물량을 봐도 정부의 5.27부양조치로 금융기관유상증자물량의
대폭 죽소, 정부보유주식매각연기및 보류등으로 당초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규모가 6조4천억원선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공급물량부담이 이처럼 해소된 반면 수요측면에서는 7월1일의 외국인한도
확대에 따른 신규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 내년의 금융소득종합과세시행을
앞두고 주식시장으로의 뭉칫돈 이동 등이 기대되는 것도 하반기주식시장을
낙관하는 이유다.

증권가는 국제적인 투자자금이 최근 동남아증시로 이동되고 있는 것과
관련,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한국증시로 하반기에만 적어도 6천억~
1조원가량이 새로 들어 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금융자산종합과세에다가 부동산실명제까지 겹쳐 오갈데 없는 거액의
뭉칫돈들이 역시 하반기와 내년상반기에 걸쳐 2조원가량 주식시장으로 유입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식시장을 둘러싼 경제여건도 좋다.

경기가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고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연착륙이 예상되고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유래없는 호황을 보여주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이교원이사는 "경기의 확장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의
통화공급량과 시중금리가 보여주듯이 시중유동성도 호전되고 있어 주식시장
은 더할 나위없이 좋은 여건에 싸여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정부가 밝힌 경제지표를 보면 경제성장률은 상반기 10%에 이어
하반기에도 8.5%정도로 전망돼 올해 전체적으로 9.2%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상반기의 3.2%에 이어 연말에는 작년말에 비해 5.0%선
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도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제일증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들의 상반기경영실적은 매출액 21.6%,
경상이익 65.7%, 순이익 58.5%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가 기업내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상승해야
한다.

증권관계자들은 이러한 주식시장의 기업평가기능이 상반기에는 시장외부
요인들의 불안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정상적으로 경영
실적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남북관계도 경수로협상타결과 쌀원조
등으로 본격적인 경제협력으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주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기대다.

이런 호재로 하반기주식시장은 기업경영성과를 주요 재료로 하는 주가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 예상된다.

금융기관간의 합병및 증자를 통한 대형화, 증권사와 투신사의 상호업무
진출, 단자사의 업종전환허용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산업개편에 따라
금융주도 주가차별화가 전개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주식시장에서 악재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역수지및 경상수지의 적자와 시중금리의 불안정, 현경기상황에 대한
정부평가와 그에 따른 통화긴축가능성등이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요인들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이러한 악재들이 하반기에는 훨씬 희석되리라고 보고
있다.

한진증권의 유인채전무는 "물가가 비교적 안정되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시중유동성압박이나 정부의 통화긴축명분은 많이
해소될 것"이라면서 "시중유동성개선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최근 둔화세를 뚜렷이 하고 있다.

기업들의 당좌한도소진율이 60%에서 최근 40%수준으로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설비투자감소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의 설비투자감소는 자본재수입을 감소시켜 무역수지및 경상
수지적자를 개선시켜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시중유동성압박을 완화시켜 시중금리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증권은 기업들의 설비투자둔화로 시중금리(회사채)가 하반기에는 작년
수준인 12.5~13.5%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여건개선으로 증권사들은 연말 종합주가지수를 1,000포인트로
점치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3.4분기에 880~930포인트, 4.4분기에는
1,000포인트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