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초대관구장이자 서울교구 2대교구장인 김성수 주교(65)가
30일 정년퇴임한다.

대한성공회는 1890년 존 코프주교가 인천항을 통해 선교의 첫발을
내딛은지 103년만인 93년 독립관구를 이루는등 꾸준히 발전해왔다.

현재 서울 부산 대전등 3개교구에 100여개 교회와 120명의 성직자,
5만여명의 평신도를 거느리고 있다.

기독교내 타교파에 비해 외형은 크지않지만 김주교가 우리사회에 끼친
정신적 영향은 적잖은 것으로 여겨진다.

<> 대한성공회 초대관구장과 서울교구장직을 물러나면서 느끼는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 초대관구장이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실제로는 세계성공회를 대표하는
켄터베리대주교의 관할로부터 독립한지 2년밖에 안돼 많은 일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각국 성공회와의 유대강화와 다음 관구장이 보다 편하게 일할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데 중점을 두었지요.

<> 대한성공회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 대한성공회는 160여개국 8,000만신도를 가진 세계성공회에서 독립
관구를 이룬 36개국의 하나입니다.

세계성공회의 신앙전통을 지키면서 범기독교정신을 구현하고자 힘써
왔습니다.

<>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역할을 규정짓는다면.

- 자기반성의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위치에서 반성하고 회개하고 되돌아보는 것이야말로 우리사회를
올바로 이끄는 밑거름입니다.

말이 모자라거나 힘이 없어서 못하는 일은 없습니다.

반성하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고 막무가내로 행동하기 때문에 갈등과
대립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 기독교내 개교회의 비대화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 내실을 다져야지요.

소외된 이웃과 병들고 약한 사람을 돕는 본래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그러한 비판을 줄일수 있을 겁니다.

교회안에서의 교인과 밖에서의 교인이 달라서야 되겠습니까.

<> 교회일치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 모든 교회는 하루빨리 반목을 극복하고 하나가 돼야 합니다.

서두른다고 될일은 아니지만 가톨릭과 개신교 각종파를 한데 묶는
다리 역할을 성공회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배방법은 다를지라도 하나의 한국교회 아래 모여야지요.

<> 87년 6.10대회등에서 보여준 대한성공회의 역할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광복50년을 맞아 일고있는 남북 종교계 교류움직임과 6.27지방선거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좀더 큰 안목으로 보았으면 합니다.

종교계 남북교류는 여러면에서 앞서있는 우리정부가 형님답게 대처
하기를 바랍니다.

지자제선거는 과정이야 어땠건 치룬 만큼 뽑힌 사람을 도와주고 일할수
있도록 해줘야겠지요.

<> 은퇴후 계획은.

- 새로운 주교의 명대로 소임을 다할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84년 주교서품을 받기전 봉직했던 성베드로학교(정신
지체아교육기관, 구로구항동)에서 일했으면 합니다.

김성수 주교는 경기도강화 태생으로 연세대신학과와 영국세리오크
신학대를 수료하고 64년 사제로 서품됐다.

84년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가 됐으며 88~90년 한국기독교교회
협의회(KNCC)회장을 역임했다.

한편 대한성공회는 김주교 퇴임후 100일이내에 서울교구의회를 개최,
교구장을 뽑은후 11월 전국의회를 통해 서울 부산 대전교구장 주교중
1명을 관구장으로 선출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