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9일 이등휘 대만총통의 미국방문으로 손상된 양국 관계를 회복
시키기 위해 미국정부가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적당한 시기가 됐다고 경고
했다.

중국 외교부의 진건대변인은 이날 주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중국의 주권
과 영토보전을 손상시키는 행동을 했다"면서 "공은 이제 미국쪽으로
넘어갔으며 미국이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에 알맞은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16년전 수교이후 최악의 상태로 손상된 중.미관계 개선을 위해
자신들이 요구하는 "구체적 조치"가 무엇인지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진건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이 원하는 바를 통보받았다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될 경우 미국이 중국에 대해 "봉쇄"정책을 취할 수도 있다는
윈스턴 로드 국무부차관보의 발언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그는 "다른 나라를 겨냥한 미국의 냉전시대 봉쇄정책은 파탄에 이르렀으며
따라서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면서 "미국의 봉쇄 위협과 양국 사이를 대결의
관계로 가져가려는 시도는 대단히 위험할 뿐만 아니라 실패하고 말 것"
이라고 강조했다.

진건대변인은 이어 이등휘총통의 미국방문은 어떤 명분을 붙이든 공식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이등휘총통에게 비자를 발급하기 전날까지도
그의 미국방문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등휘총통의 방미와 관련, "대만 당국의 최근 행위는 두개의 중국을
만들어 조국의 통일을 방해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대만에 대해서도 화살을 돌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