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터링 설비업체인 미림케이트링의 손병수 사장(38)은 전형적인 영업맨
이다.

적극적인 성격과 빼어난 화술로 돈독한 인간관계를 끌어내는게 그의
장기이다.

또 길을 가다가 불량배들을 만나면 용감하게 나서는 정의파이다.

미림케이트링은 기업체 사원식당이나 호텔 외식체인점등 대형급식장에서
사용하는 조리기기등 주방설비와 집기등을 납품하고있다.

취급물품만해도 대형 오븐이나 각종 조리기, 급속냉각기, 대형 식기세척기,
야채 세정및 절단기등에서 단체급식 운반시스템까지 캐이터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주요 사업인 중앙키친시스템은 2만명 이상의 대형 사업장의 단체급식
설비로 음식을 중앙에서 조리한후 급속 냉각시켜 냉장차로 배송, 각구내
식당에서 해동시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시스템은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형태로 식사시간에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조리하는데 따른 인력문제를 해결하고 음식을 계획적으로 생산할수
있게돼 주방인원을 절반이하로 줄일수 있다.

또 냉각온도를 정밀하게 유지해 음식의 맛과 향이 손실되지 않는게
강점이다.

이회사는 국내에서는 드물게 단체급식장 내부에 맞춰 CAD설계를 통해
동선을 배치하고 장비 설비작업을 해준다.

이곳에서 납품한 대형 단체급식장만해도 한국중공업 삼선중공업 제일제당
등 십여개사를 넘고있다.

최근에는 강한 충격에도 깨지지않고 위생적인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단체급식장용 급식판 세트를 개발해 이태리에서 OEM으로 제작판매하고 있다.

손사장은 원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서 전기기사로 일했었다.

85년 중동에 건설 불경기가 불면서 귀국해 대기업 사옥 전기실에 근무하다
가 우연히 입주한 외국계 캐이터링 설비회사의 A/S사원으로 옮기면서 이업계
에 발을 딛게됐다.

호텔에 주방설비를 납품했던 이회사에서 그는 야간에 고장난 설비를
수리해주면서 뛰어난 화술로 판매도 하게되면서 영업직원보다 판매실적이
더 좋아 영업총괄 부사장에까지 오르게 된다.

92년 2천만원으로 독립한후 2년동안 집에 생활비도 가져가지 못하면서
열심히 뛴 결과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드디어 이달초 자본금
1억원으로 법인등록을 마쳤다.

그는 매출이 20억원을 넘어서는 올해말에는 기업을 창립할때 품었던 꿈을
펼쳐볼 구상이다.

그꿈은 바로 종업원 지주제로 회사를 재단화해서 사회에 이바지할수 있는
기업으로 키우자는 것.

현재 근무 1년이 넘은 사원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미림재단을
설립해 주식 절반을 직원들이 갖도록할 구상이다.

이에 앞서 우선 본사사옥을 마련하고 사원들이 무료로 살수있는 아파트를
계획이다.

이런 꿈은 그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

의협심이 강한 손사장은 불의를 보고는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최근에는 행인을 괴롭히는 불량배들을 물리치다가 손을 다쳐 수술하기도
했다.

아직도 손이 불편하지만 후회는 안한다.

손사장은 "국내 외식산업은 급성장하고 있으나 아직도 여기에 사용되는
설비는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있는 실정"이라면서 앞으로 낙후된
국내 주방설비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밝힌다.

또 사업이 어느 정도 틀을 잡으면 한강의 수질오염을 방지하는 연구도
시작할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