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통해 삼풍백화점 사고현장을 시청하던 시민들은 구조대원들이 들어갈
수없는 곳까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무인카메라를 통해 참혹한 지하 매몰
현장을 볼수 있었다.

이화제의 무인카메라는 TAP전자산업(대표 고영균)의 CCTV(폐쇄회로 TV)
였다.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이 회사의 고사장은 29일 6시10분 뉴스속보를
보고 즉시 자원출동, 6시30분 현장에 도착해 사고초기부터 MBC
텔레비전을 통해 현장을 생생히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MBC는 이 회사가 지원해준 최첨단 장비의 도움으로 경쟁사와의 속보
경쟁에서 한발 앞설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회사가 투입한 장비는 현장 케이블 카메라 4대와 장비차량 5대에
기술자 14명이었다.

TAP전자산업의 CCTV는 직경 50mm에 길이 2백m짜리 케이블 끝에 달린
로봇카메라가 전송한 화면을 수신 차량에서 직접 수신해 화면으로
볼수 있는 장비다.

이 장비는 어둠속에서도 카메라가 물체를 발견할수 있어 사람이 들어갈
수없는 좁은 틈에 들어가 백화점 지하1층에 깔려있거나 갇힌 생존자의
위치를 파악, 구조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

이 회사가 최근 자체개발한 이 시스템은 원래 상하수도 전력관 통신관
등의 관로 내부를 조사하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사건현장에는 지난번
대구가스폭발현장에 처음 투입돼 위력을 발휘했다.

당시 수사본부의 조사의뢰에 따라 이 회사는 무료로 조사에 나서
원인규명에 공을 세우기도 했다.

장비 가격은 차량을 포함해 기종에 따라 6천만원~1억7천만원으로
삼풍백화점현장에 투입된 것은 일반형인 6천만~8천만원짜리 제품이다.

고사장은 "우리회사가 개발한 제품이 인명구조에 도움을 주게돼 기쁘다"
고 말하고 "앞으로 기술개발에 주력해 첨단신세품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84년 설립된 CCTV 장비판매및 조사용역업체로 연간
매출규모는 40억원이다.

<고지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