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 승단규정이 일부 중견기사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다.

개정안내용은 15년이상 승단못한 기사에 대해 최종승단대회출전년도
경과해수마다 가산점을 부여,승단할 수 있게한다는 것이다.

취지는 장기간 승단못한 기사들의 사기진작을 위한다는 것.

이 개정안은 기사회(회장 정수현팔단)의 5월 임시총회에서 가결돼
한국기원 이사회의 승인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현행 승단제도는 승단대회를 통해 일정점수를 얻으면 승단하게 돼있다.

대회는 갑조(오단이상),을조(사단이하)로 나뉘어 리그전으로 치르지며
승.패.빅의 득점은 각각 90.30.60점이다.

사단의 경우 평균점수가 20국을 둘때까지 75점,25국까지 70점,30국까지
65점이상이 되면 승단된다.

대국치수는 단차이를 기준으로 세분돼있다.

한국기원은 소속기사의 기도연마에 도움을 주기위해 단과 기사재직년수를
점수로 환산해 연구수당을 지급한다.

또 모든국내대회는 육단이상 기사들에게 1차예선 없이 2차예선 진출권을
주고 있다.

규정에 따라 승단하기가 만만치 않아 일부기사는 30년 가까이 승단을
못하기도 했다.

특히 연구생출신을 비롯한 저단진의 기력이 막강해져 을조에 속한
중견기사들의 승단대회 부진이 두드러진다.

사단진의 절반정도는 10년 넘게 승단을 못하고 있다.

육.칠단기사 다수도 오랫동안 같은 단에서 머물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칠단에서 승단못한 기사가 가산점을 받아 팔단으로
승단한 후 "만60세가 되면 성적에 관계없이 1단을 승단한다"는 기존규정의
특례조항을 적용받아 입신이라는 구단에 오를 수 있다.

승단대회 점수가 무승부때의 득점인 평균 60점에 못 미치는데 승단하는
경우도 생기게된다.

개정안의 혜택을 받는 기사는 2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젊은기사는 개정안에 대해 "약간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개정안에 이창호,유창혁등 타이틀을 보유하고 국제대회에서 한국바둑의
성가를 높인 주역들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이들은 과다한 대국에 시달리면서도 승단대회참가로 필요이상의(?)
정력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중국은 기력이 인정되면 구단을 수여한다.

마 샤오춘(마효춘)구단은 82년 칠단에서 83년 바로 구단이 되었다.

일본도 주요타이틀 획득자에 대해 특별승단을 시킨예가 많다.

"특정기사에게 몇단을 올려주는 것이 자의적일수 있으며 구단이
입신이라 불리는만큼 기력외의 다른 요인도 고려해야한다"-이들에게
승단내지 구단수여를 반대하는 쪽의 주장이다.

그러나 앞서 예에서 보듯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단의 권위, 특히
구단의 권위는 큰 타격을 입게된다.

최강실력에 비해 약간은 무질서한 우리바둑계의 현실에서 단의 권위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

한 바둑계인사는 "우수한 기사가 단이 높고 수입이 많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