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평균(시장수익율)을 웃도는 수익을 지속적으로 거두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코위츠의 포트폴리오 이론의 이끌어낸 가장 중요한 결론이다.

물론 일정 기간을 놓고 보면 시장보다 높은 소득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행복한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으며 길게 봐서 펀드의
수익율은 지수 움직임에 수렴돼 간다.

이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 같지만 최근 논의되는 증권과 투신의
상호진출 문제와 관련,중요한 시사점을 담고 있다.

왜냐하면 투신사들이 도출해내는 수익은 시장수익율보다 나을 수
없고 오히려 위탁자산에 대한 운용보수를 제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시장수익율보다 적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주가변화에 관한한 전문가가 따로 없다는 말은 포트폴리오 이론의
요체요,결론이다.

어찌됐건 투신.증권 상호진출 문제는 현안으로 떠올랐고 이 문제는
여러 여과과정을 거쳐 결론나게 돼 있다.

이와관련,투신업계와 증권업계의 시각은 이해관계에 따라 제각각이다.

증권사들은 투신자회사 설립에 대해 단독출자냐, 컨소시움이냐를
놓고 입장이 제각각이다.

또 투신사들은 판매와 운용이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바라고 있다.

그러나 증권산업,한걸음 더 나아가 금융산업의 발전측면에서 "운용수익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개편안이 추구한 대전제의 하나는 수익율에 따른 자금의 자유로운
이동.규제금리 상품보다는 자유금리 상품이 선호되는 때인 만큼
업무영역을 허물고 시장의 선별기능에 맡기자는 취지다.

이래야 증권산업이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포석도
물론 깔려 있다.

여기에서 시장의 선별기능은 수익율에 기초할 수 밖에 없고 때문에
수익율의 문제가 대두된다.

한편 투신분야 내부에서도 수익율의 문제는 대두된다.

증권사들은 투신업 진출욕구가 높은 상황이다.

진출방안이 어떻게 결정되던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곳이 많다.

모증권사의 임원은 "진출만 허용된다면 1년내에 승부를 걸수 있다"고
말해 이같은 분위기를 대변해 주고 있다.

때문에 증권사들의 투신자회사 자본금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설정,난립
방지를 위한 진입장벽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경쟁격화는 불가피할 것이고 그래서 수익율은 향후 투신시장에서
중요한 변수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르면 펀드의 리스크 사이즈를 줄이면
안정성이 높아지는 대신 시장 평균 수익율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국내 투신시장의 특이한 구조도 수익율에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게
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투신사의 경우 투자기관이 아닌 저축기관으로
인식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운용수익율이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잣대로 활용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경쟁력을 판단하는 능력이 일천하므로 시장의 선별기능에
맡기겠다는 전제는 연결고리가 미약함을 입증한다.

현재 위험분산 효과를 높이기 위해 펀드별로 종목투자 규모가 제한되는
점도 수익율의 문제를 제기한다.

펀드 수익율이 시장 평균에 연동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제약요인이
된다는 점에서다.

결국 개편안의 밑그림은 상당히 퇴색되는 것이다.

한편 투신사의 난립상이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상호진출이후 수익율이 입증될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며 경쟁력이
약해 도산할 경우 직.간접의 피해는 투자자들의 몫이 된다.

이때문에 기금설치,합리적인 퇴출방안등이 제시되고 있지만 문제의
소지는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현재 개편안의 내용이나 관련업계의 관심은 상호진출 방안에 치중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수익율의 문제"에 비춰볼때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익성을
달성하는 방법,즉 상품개발등에도 무게가 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투자자 손실을 담보로 한 제도운용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박기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