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환율등락폭이 커지면서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한 투기성 외환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5년 상반기 외환시장동향"에 따르면 상반기중
서울외환시장의 대미달러환율 하루변동폭은 평균 1원93전으로 작년 하반기
(93전)보다 2배이상 확대됐다.

금융결제원에서 매일 고시하는 기준환율변동폭도 같은기간동안 49전에서
1원11전으로 커졌다.

한은은 이처럼 환율변동폭이 커진 요인을 두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는 환율변동제한폭의 확대.지난해 11월 주식시장의 상.하한가 개념인
환율의 하루변동제한폭이 위아래 1.0%에서 위아래 1.5%로 확대됐고 이로인해
환율움직임의 폭도 커졌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작년말 멕시코금융위기이후 올상반기 내내 계속된 달러화
폭락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시장에서도 환율이 급변하면서 투기적
거래가 많아진게 더 큰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시장불안이란 외부요인으로 국내시장의 환율변동폭이 커지자 시세차익
을 노린 거래가 집중되면서 환율변동확대에 상승작용을 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 국내외환시장에서의 거래비중이 낮아지던 외국은행 국내지점들
의 거래가 부쩍 많아진 것도 이를 반증한다.

올 상반기중 외환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21억7천만달러로 작년 하반기
(21억2천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작년에 국내외환시장에서의 거래비중이 25.6%에 불과했던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올해 거래비중이 36.4%로 늘어났다.

국내은행들은 거래비중이 74.4%에서 63.6%로 떨어졌다.

특히 일반 현물환거래보다는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한 선물환거래의 경우
외은지점들은 작년도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6%에 불과했으나 올해엔
46.0%까지 올라갔다.

물론 올들어서만 따져보면 환율의 하루변동폭은 1.4분기중 2원33전에서
2.4분기에는 1원53전으로 다소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1.4분기중 원화의 절상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한 은행들이
7백60원을 바닥권으로 경계하면서 5월이후 조심스럽게 운용했기 때문이지
기조적인 추세변화는 아니라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국내은행 외환딜러들은 "올들어 환율변동폭이 커진데다 지난 4월 수협
중앙회가 환투기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뒤로 국내은행들의 외환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제화시대를 맞아 국내은행들도 무조건
몸사리기만 할것이 아니라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