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EC사가 미국의 유력 개인용컴퓨터(PC)메이커인 패커드벨사의 지분
19.99%를 1억7천만달러에 인수키로 합의, "세계화 전략"의 1단계를 성공적
으로 매듭지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NEC는 세계 5위의 PC메이커이지만 제품의 90%정도를 일본내에서 소화하는
등 "우물안 개구리"나 다름 없는 회사라 할수 있다.

그러나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지난해 4.4분기 미국내 PC판매실적 1위를
기록하는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패커드벨과 제휴관계를 맺음으로써 NEC는
미국시장에서의 공세를 강화할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 최대 약점을 보완할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제휴는 NEC측에 일본내에서의 입지를 지킬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제공해줄 것으로 예상, 지분 인수에 들어간 투자금을 크게 웃도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PC시장은 아직까지는 NEC가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들어 미PC메이커들이 가격을 크게 낮춰 일본시장을 파고 들고
있어 안심할수 없는 상태로 바뀌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NEC는 패커드벨과 부품구입, 제품개발.판매등의 분야에서
공동보조를 취할수 있게 됨으로써 제품가격 인하등 방어전략을 강구할수
있는 여력이 생긴 셈이다.

물론 패커드벨도 NEC와의 제휴로 NEC가 생산하는 노트북PC용 액정표시장치
나 메모리칩등 PC핵심 부품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되는등 유리한 점이
상당하다.

그러나 이번 거래로 NEC측이 훨씬 더 득을 봤으며 이를 계기로 NEC의
세계화전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컴퓨터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