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LG그룹 회장이 구자경LG그룹 명예회장과 허준구LG전선 명예회장등
올초 경영일선에서 은퇴한 그룹 양대 원로등과 "동반 해외출장"에 나선다.

이 출장에는 또 그룹2인자인 허창수LG전선회장(허명예회장의 장남)도
동행해 LG그룹을 이끄는 "구.허 양대가문"의 부자4인이 동반 출장하는
셈이 된다.

구.허명예회장이 해외출장을 하는 것은 지난 2월 경영지휘봉을 놓은 뒤
처음이다.

구본무회장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호남정유 주주회의 참석차
7박8일 일정으로 7일 출국하는데 이 출장길에 이들 외에 변규칠그룹부회장
허동수호남정유사장 이문호회장실사장 등도 수행한다.

구회장 일행은 스코틀랜드 호유주주회의에서 호남정유 대주주(지분 50%)인
미칼텍스사의 워드회장등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이.취임인사를 겸해 장기
경영전략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LG회장실측은 밝혔다.

또 연초 단행된 LG그룹의 사명및 CI(그룹이미지 통합)변경내용을 호남정유
에도 적용하는 방안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정유 주주회의가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것은 이 회사의 대주주인
칼텍스사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재계의 관심은 호유 주주회의 내용보다는 올 2월 그룹 경영권
을 바통 터치한 구자경.구본무 허준구.허창수회장등 "회장가 4인"의 부자
동반 해외출장 자체에 몰리고 있다.

동반출장이 주요 합작선인 칼텍스사측에 대한 신.구회장의 이.취임인사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구본무회장이 이에앞서 올 상반기중 일본과 미국을
방문할 때는 전임 회장들이 동행하지 않았었다.

이 때문에 구.허명예회장의 유럽출장길 동행이 "그룹 경영에 대한 일정한
활동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룹측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구명예회장등의 동행은 호유주주회의 참석보다는 "휴가여행"에 더 큰 의미
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구명예회장등은 스코틀랜드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구본무회장과
헤어져 이탈리아와 스위스등을 들르는등 별도 일정을 더 갖고 오는 21일께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명예회장은 그룹내에 마련된 집무실에는 매주 월.수요일에만 출근,
LG복지재단등 사회사업관련 업무만 챙기고 나머지 시간은 운동과 난치기등
취미생활에 열중할 뿐 그룹업무에 대해선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