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화백(1911~1990)의 5주기를 맞아 소품및 드로잉전이 7~21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734-8215)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지난60~80년대 파리체재이후 구체적인 이미지의
세계에서 독자적인 추상표현의 세계로 변모된 작품들과 드로잉이 주류.

남관은 특히 많은 드로잉작품을 남겼는데 하나같이 완결성이 뛰어나 습작이
아닌 완성품처럼 보이는 점이 특징.

심지어 연습장이나 투박한 종이에 낙서처럼 그린 습작들도 완벽한 화면
구성으로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동양화에서 쓰는 붓이나 사인펜 연필등으로 스케치한 얼굴들과 마스크
인물군상 비둘기가 노니는 파리풍경을 즐겨 그린 그는 하나같이 작품구상에
관한 설명과 날짜,사인을 꼼꼼하게 기록해 놓았다.

남관이 구사한 드로잉의 배경은 앙포르멜이라고 불리는 비정형 추상화의
일종.경계선과 구속된 틀이 없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그의 드로잉은 페인팅
과는 달리 서술적이며 즉흥성이 중시된다.

즉흥적이면서도 주제를 명확히 표현해 내고 있으며 대부분 인간을 모티브로
단순하게 그린 형상들이다.

이 형상들은 또 움직임과 묘사에 있어 매우 역동적이고 낭만적이며
희망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파리체재기간의 드로잉들은 추상보다는 서정적 휴머니즘이 짙게 깔려
있는 작품들.

삶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인간군상, 그리고 하늘을 날으는 기러기가족의
단란한 모습등 이시기의 작품들은 인간에 대한 그리움과 고국에 대한 향수가
애절하게 담겨져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