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아이스크림가게는 어떤 사람들이 운영하는가.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참사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한결같이 가졌던 의문
이다.

삼풍백화점 이 회장의 맏며느리가 백화점 지하1층 식료품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다가 부상을 입고 살아났기 때문.

대기업 오너의 자부가 "하찮은 가게"를 꾸린데 대해 의아스러워 하고 있다.

그러나 백화점 관계자들은 아이스크림가게를 회장의 맏며느리가 챙길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우선 매장면적이 0.2-2평 정도이면 족하다.

휘황찬란한 인테리어도 필요없다.

가게의 한쪽 구석에 아이스크림 판매점이라는 표시가 고작이다.

아이크림을 보관하는 냉장고와 여직원 1-2명이 투자의 전부이다.

이렇게 적은 소액투자와는 달리 수익은 짭짤하다.

식당가나 식품매장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가게는 평일에 20만-30만원,
토요일과 일요일엔 적게는 4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

아이스크림가게 운영자들은 월평균 수익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으나 임대
가게의 경우 매출액의 80%가 마진(L백화점 이모양)이라는것.

백화점이 아이스크림가게를 직영하거나 유명빙과류제작회사 체인점일때는
이보다 마진율이 다소 적을 수도 있다.

웬만한 대기업중역의 보수를 능가하는 수입을 올린다는 계산이 쉽게
나온다.

때문에 백화점 아이스크림가게 운영자는 오너의 친인척인거나 백화점과
"각별한 관계" 또는 "정재계 고위급인사의 배경"을 갖고 있는게 보통이다.

한 백화점의 김모씨의 경우 창업주의 딸이면서 사실상의 백화점 소유주인
이모상무의 미용사출신이다.

이 백화점Y점 아이스크림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창업주(작고)의
여비서출신이고 D점 박모씨는 창업주의 건강관리를 맞았던 사람이다.

M점 남모씨의 남편은 이 백화점 고위관계자와 절친한 직장동료였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창업주 인척인 허모씨도 C점 아이스크림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또다른 백화점 본점식당가의 커피숍을 겸한 아이스크림 코너는 인기탤런트
노모씨의 형수인 신모씨가 주인.

신씨는 이 그룹창업주의 장녀와 절친한 사이이다.

국내 미인대회에서 입상한 서모씨의 오빠도 이 백화점에 아이스크림매장을
갖고 있고 그룹총수의 배려로 전직정부고위 당국자의 친척도 "백화점별"을
땄다.

고급제품을 판매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진 한 백화점도 지하식품매장과
식당가에 0.3-1평 규모의 매장을 마련, 이.손.김모씨등에게 아이스크림가게
로 임대하고 있다.

이들은 오너의 사업성장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기여했거나 전직정부
고위당국자의 "특별부탁"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백화점관계자는 "백화점을 개점할때마다 아이스크림가게 분양은
골치거리"라며 "오너의 친인척뿐만 아니라 정부고위관리들이 아이스크림가게
입주경쟁을 벌이기 일쑤"라고 말했다.

<김영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