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발생 13일째인 11일 오후3시30분께 콘크리트와
철골더미로 뒤덮인 생지옥속에서 백화점 여직원 유지환양(18)이 매몰
2백85시간만에 구조되는 기적이 또다시 일어났다.

유양은 구조즉시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발부위에
가벼운외상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다.

사고대책본부는 이날오후 포크레인으로 콘크리크더미 제거작업을 벌이던
중 붕괴된 A동중앙홀 지하1층 에스컬레이터부근에서 "살려주세요"라는
희미한 소리를 듣고 구조작업에 착후했다고 밝혔다.

유양은 영등포소방서 소속 정상원씨(30)가 오후1시47분께 지하1층상판
부근 함석덧개 아래에 위치해있던 유양의 발가락을 발견하면서 생존이
확인됐다.

유양은 발견당시 자신의 나이와 이름을 밝히면서 비교적 또렷한 어조로
구조대원과 대화를 나누는등 상당히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구조반은
설명했다. 합동구조반은 현장에 2백여명의 119구조대를 즉각 투입,유압
절단기와 망치,드릴등을 이용한 총력구조작업을 벌인끝에 유씨를 구해
내는데 성공했다.

유씨가 발견된 장소는 지난 9일 최명석군이 구조된 곳에서 불과 5m
떨어진 거리로 지하1층상판아래 가로 세로 1m50 의 정방형 공간속이었다.

유양을 치료중인 강남성모병원측은 "혈압과 맥박,심장상태는 정상이나
오랜매몰생활로 인해 탈수증세가 심해 예의주시하고있다"고 진단하면서
정밀신체검사를 벌이고있다.

구조된 유양은 삼풍백화점 지하1층 코웰도자기점에서 8개월째 일해
왔으며 그동안 지하에서 담요로 적신 빗물을 받아마시며 생명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양의 구조소식이 알려지면서 3백여명의 실종자가족들은 추가
생존자가있을 가능성에 강한 희망을 보이면서 생존자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해줄 것을 사고대책본부에 요구하고있다.

< 특별취재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