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국가들중 외국돈을 가장 많이 빌려 쓰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14일 지난 94년 하반기중 한국의 모든 은행들이 해외
선진국 민간은행들로부터 모두 84억달러를 꿔 썼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난해말 현재 한국은행들이 선진국은행들에 빚지고 있는 금액은
5백65억달러가 됐다.

이중 71%가 상환만기일이 1년이하인 단기채무이다.

이 채무액은 은행들의 단기무역신용및 일반 기업들을 위한 차입중개자금
이다.

한국은행들의 누적채무액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외국은행들의 돈을 많이
쓰고 있는 태국보다 1백31억달러나 많다.

태국은 지난해 하반기에 새로 69억달러를 차입, 누적채무가 4백34억달러로
불어났다.

한국이 이기간중 이처럼 외국은행돈을 많이 빌려쓴 것은 정부의 금융긴축
정책으로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한국의 은행들은 자체적인 용도로 쓰거나 일반기업체에 빌려줄 자금이
부족하자 외국은행들에게 손을 벌릴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격인 BIS가 이날 발표한 "94년 하반기 국제
대출보고서"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자금중 대부분이 아시아로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94년말 현재, BIS에 국제대출상황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선진
18개국이외의 국가들이 안고 있는 채무총액은 7천5백23억달러로 집계됐다.

6개월전인 94년 6월말의 7천1백97억달러에 비해 약4.5%(3백26억달러)
늘어난 수준이다.

이중에서 아시아지역 은행들의 채무총액은 2천3백81억달러로 그 어느지역
보다 많다.

이 채무액은 6개월전인 94년6월말의 2천94억달러보다 2백87억달러가 늘어난
수치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중 증가한 국제대출금 3백26억달러중 거의 90%(2백87억
달러)가 아시아로 흘러들어갔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 다음으로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지역이 1천9백
76억달러의 누적채무를 기록, 두번째로 많았다.

그밖에 동유럽지역은 외국은행들로부터 7백90억달러를 빌려쓰고 있다.

세계각국중 선진18개국 은행들로부터 돈을 가장많이 빌려쓰고 있는 나라는
멕시코로 94년말현재 6백17억달러에 이른다.

한국보다 52억달러 더 많다.

눈을 다시 아시아로 돌리면 이 지역에서는 한국과 태국에 이어 중국과
인도가 외국은행들의 돈을 많이 쓰고 있다.

중국 경우, 작년하반기에 57억달러를 신규차입, 누적액이 4백10억달러에
달했다.

인도는 이기간중 18억달러를 새로 들여와 1백42억달러가 됐다.

그외에 인도네시아 대만등 대다수 아시아국가들도 이 기간중 해외차입액을
늘렸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작년말 1백35억달러의 누적채무액을 기록하면서
6개월전보다 4억달러 감소, 이채를 띠었다.

개도국및 저개발국들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는 선진 18개국은 미,일,독,영,
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등 G7국가들에다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4개국을 합친 소위 G10국가들이 들어 있다.

이들 G10(실제국가수는 11개국)국가외에 오스트리아 덴마크 핀란드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스페인 노르웨이등 7국이 BIS에 반기별로 국제대출
상황을 보고할 의무가 있는 선진 18국이다.

이 18개국이 지난해 하반기중 다른 나라에 신규대출한 금액은 2백85억달러
로 연율 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93년에는 1%밖에 늘어나지 않았었다.

18개국들중에서 아시아지역에 자금을 가장 많이 대출해준 국가는 일반적인
예상대로 일본이었다.

일본은 아시아국가들의 총차입금중 39.2%인 9백33억4천만달러를 차지하고
있어 아시아금융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일본 한나라의 대아시아대출액은 유럽 15개국의 대아시아대출액인
8백40억달러에 비해 약 1백억달러나 많은 금액이다.

아시아국가들의 총차입금중 유럽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35.3%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은행들이 아시아국가들에 빌려준 돈은 모두 2백
26억여달러로 그 비중은 9.5%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