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무려 17일만에 백화점 직원 박승현양(19.
서울 강동구 명일동)이 지하매몰현장에서 구조되는 기적이 또 다시
일어났다.

합동구조반은 15일오전 10시58분께 A동매몰현장 오른쪽 지하3층 콘크리트
더미에서 박양의 생존사실을 확인, 구조대를 투입해 17분만인 11시15분께
박양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3백77시간만에 구조된 박양은 삼풍백화점붕괴 장기매몰자로는 지난 9일
최명석군, 11일 유지환양에 이어 가장 늦게 구조됐으며 지난 69년 충남
청양군 구봉광산에서 3백69시간동안 갇혀 있다 구조된 양창선씨(당시 36세)
의 장기생존기록을 경신했다.

합동구조반은 이날오전 중앙홀에서 붕괴된 A동건물 북쪽으로 10여m정도
떨어진 곳에 작은 구멍을 발견, 야전삽과 파쇄기로 구멍바닥과 양탄자를
들어내는 과정에서 콘크리트더미에 깔려있는 박양을 발견했다.

현장에서 박양을 처음 발견한 정용수소방사(32.안양소방서)는 "굴착기로
잔해제거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구멍을 발견했다"며 "파쇄기로 구멍을 뜯어
낸뒤 바닥의 양탄자를 제거하자 안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당시상황을 설명했다.

박양은 구조즉시 강남성모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나 신체일부의
찰과상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양호한 건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박양을 치료한 강남성모병원 김인철원장은 "지난 11일 구조된 유지환양보다
오히려 건강상태가 좋은 편"이라며 "어깨와 대퇴부에 약간의 찰과상이 있고
박양이 무릎통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고 밝혔다.

< 특별취재반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