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신당"의 출현으로 정가의 판도변화가 불가피
해졌다.

정가는 김영삼대통령(YS)이 이끌고 있는 민자당과 DJ의 신당, JP(김종필
총재)의 자민련, KT(이기택총재)등 신당불참자로 구성된 민주당등 "1여3야"
의 구도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DJ신당은 또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가의 이합집산과 합종연형 움직임을
가속화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DJ의 신당창당은 4번째 대권도전을 염두에 둔 것이며 DJ구상의 당면
목표는 내년 4월 치러질 총선이라는게 정가의 일치된 시각.

15대 총선에서 여소야대 구도를 정착, 이를 바탕으로 대선정국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게 DJ구상의 핵심이라는것.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DJ는 내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 확보를 노리고
있다"며 "15대 총선에서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될 경우 내각제 개헌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해 DJ가 내각제에 관심이 있음을 표명.

이와관련, DJ와 JP는 최소한 총선전까지는 "YS포위"차원에서 내각제를
연계고리로 공조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

호남과 서울 경기등 수도권장악을 꾀하고 있는 DJ는 자민련이 충청및 강원
지역에서 민자당표밭을 잠식해 주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JP는
가급적 많은 수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켜 개헌선을 확보하려 한다는 점에서
"이심전심"으로 공조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지적.

<>.신당파는 17일오전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창당실무작업에 본격
돌입하는등 분주한 일정을 보내면서도 신당창당에 대한 여론의 비난에 대해
난감한 표정이 역력.

김이사장이 "창당작업에도 경제속도가 필요하다"며 창당작업의 완급조절을
강조한 것도 삼풍참사 와중에서 신당만을 생각한다는 여론의 눈총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

신당은 또한 구당파들과의 접촉을 통해 잔류 민주당과의 합당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

<>.DJ신당 출현으로 벌써부터 야권은 사분오열 조짐.

잔류 민주당은 KT를 총재로 내세우자는 친KT파와 KT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KT파(구당파)로 양분.

양측은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놓고 치열한 세싸움을 벌일 태세.

여기에 충청지역을 기반으로한 자민련, 세대교체와 지역할거주의 타파를
주창하고 있는 재야세력으로 야권이 재편되는 형국.

친KT파와 구당파는 이미 당권경쟁에 돌입한 분위기.

강창성 이장희의원등 11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친KT파는 이날 회의를 갖고
당권장악 방안을 깊숙히 논의.

이총재는 이부영부총재등 잔류의원들을 상대로 회유에 나서는 한편 구당파
흡수를 위해 당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전언.

이총재의 한 측근은 "민주당 잔류조직의 80%이상이 이총재계"라며 "이총재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

김원기 조세형의원등 4명의 부총재와 이철 류인태의원등 모두 11명의 의원
으로 구성된 구당파도 이날 모임을 갖고 "분당이 불가피할 경우 8월 전당
대회에서 이총재로부터 당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

구당파들은 또한 당권주자 "옹립"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절충중.

현재로서는 김원기부총재의 당권도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게 대체적
분위기이나 일각에서 김부총재가 당을 장악한후 DJ신당과의 합당을 추진할
것이라는 점에서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

<>.여권은 DJ의 정계복귀에 대한 여론의 비판적 시각으로 아직은 안도하는
눈치.

그러나 선거패배에 따른 당정쇄신방안을 둘러싸고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어
DJ의 신당창당이 TK(대구.경북) 또는 충청권 세력들의 이반 움직임을 재촉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

이와관련, 김영삼대통령이 오는 8월중순께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당정
개편에서 반DJ세력을 끌어안는 방식으로 여권의 새판짜기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

특히 김대통령이 세대교체를 통한 3김시대 청산을 목표로 민자당의 물갈이
와 후계구도의 조기 가시화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무성.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