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을 잡아라". 최근 단기자금시장이 안정되고 이달말까지 채권의
잔여발행물량이 적은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채권수익률의 추가 하락을
기대한 기관투자자들간의 채권 매매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은행 투신등의 매수경쟁속에서 쌍용 LG 동양 한신 산업등 지난달
선취매한 일부 증권사들은 지난 12일이후 이들을 상대로 채권을 비싼
값에 팔아 10억-3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권시장은 지난 6.27 지자제선거전만해도 선거후 통화환수에 대한
우려감으로 수익률이 14.7%대에서 횡보했었다.

7월중 채권수익률 하락을 기대,가장 먼저 채권을 매수전에 들어간
증권사는 쌍용증권.쌍용은 지난달 하순 14.68%대의 수익률에서 1천억
원어치를 매입한뒤 이달초 14.3-4%대에서 3백억원어치를 추가로 산뒤
지난 14일이후 19일까지 7백억원어치를 팔아 30억원의 이익을 냈다.

동양 한신 LG 산업증권들도 지난달말 14.5-6%대에서 증권사별로 약
5백억원-1천억원까지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권수익률이 14.5-14.3%대였던 이달 초순중에 채권을 집중 매수한
곳은 대신증권.대신은 7월들어 지난 8일까지 6백88억원어치를 매입했으며
<>LG(5백37억원)<>일은(4백35억) <>한신(3백17억원)등도 물량 확보전의
선두주자였다.

일부 증권사의 공격적인 채권매입경쟁을 지켜보던 투신사들이 본격
적인 채권매수에 뛰어든 때는 지난 10일과 11일.한국투자신탁은 비록
때가 늦었지만 수익률의 추가하락이 가능하다고 확신,14.35% 당시 1천
억원이란 물량을 확보하기위해 14.25%를 제시하는 과감성을 보였다.

대한투자신탁과 국민투자신탁도 한투에 비해서도 다소 소극적인 태도
로 채권매수전에 가담했다.

채권수익률 14%대가 붕괴된 것은 은행의 가세에 힘입은 바 컸다.

기관투자자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투자행태를 고집해온던 은행권은 채권
상품에 거액의 자금이 몰리는데다가 콜금리가 10%대에 육박하는등 단기
금리가 안정세를 보인데 양향을 받아 지난 14일이후에야 대량 매수에 나
섰다.

이에따라 채권값은 더욱 뛰었다.

기업은행은 19일부터 중소기업채권을 금리 13.0%에 발행하려고 했지만
이날 5년만기 산업금융채권 수익률이 전일보다 0.25% 떨어진 12.75%까지
폭락하자 손해를 볼수 없어 부득불 창구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증권사들이 이달초까지 매수한 채권들의 일부 매도에 들어갔다.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한신증권은 5백66억원을 팔았고 LG와 쌍용은
각각 2백70억원어치와 2백52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