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B의 역사는 곧 M&A의 역사다.

그룹 자체가 대규모 M&A의 결과물이다.

87년말 세계 중전기업계는 ABB의 탄생에 바짝 긴장했다.

당시 전세계 제조업체 가운데 각각 115위와 146위였던 스웨덴의 아세아그룹
(ASEA)과 스위스의 브라운 보베리그룹(Brown Boveri)이 합병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ABB의 합병이유는 간단했다.

아세아는 기술력과 마케팅력이 필요했고 브라운 보베리는 방계회사를
관리하기위한 경영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두 회사는 상호결합의 시너지효과를 살려 합병 첫해에 일약 세계 26위기업
으로 부상했다.

경영의 귀재로 일컬어지는 바르네비크회장은 ABB탄생직후부터 과당경비의
축소를 경영목표로 삼는 한편 M&A에 적극적으로 나서 지금까지 130건의 M&A를
이뤄냈다.

조직은 분권화를 추구하지만 중전기업계에선 역시 "규모의 경제"가 최고
라는 생각에서다.

창립 이듬해인 88년에만 15건의 굵직한 기업매수가 이뤄졌다.

스웨덴의 환경관리업체와 덴마크의 철로정비업체등이 ABB에 소속됐다.

ABB는 89년들어 1년여의 탐색을 마치고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송.배전부문을
완전히 인수했다.

또 연말에는 ABB 사상 최대의 인수로 기록되는 컨버스천엔지니어링사의
인수를 발표했다.

컨버스천엔지니어링을 인수하는데 무려 15억6,000만달러가 소요됐다.

ABB는 미국에서 2개의 대형회사를 인수,북미지역에서의 사업기반능력을
확고하게 다졌다.

ABB는 이외에도 영국의 기관차제작업체인 브렐사를 인수하는등 89년
한햇동안 40개사를 합병했다.

ABB의 창립이후 M&A가 가장 활발히 이뤄진해였다.

90년 들어 ABB는 북미와 서유럽중심의 M&A전략을 수정하고 동구와 아시아
지역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폴란드의 증기터빈제작사인 자메크사와 모터제작사인 돌멜사등이 ABB에
편입됐다.

이듬해에는 구동독의 회사들을 인수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구동독에서만 발전설비업체인 베로크사 만보르직사등 4개회사를 인수했다.

92년에도 체코와 폴란드에서 M&A 합작기업설립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
해 나갔다.

동구지역의 ABB계열사는 30개로 늘어났고 종업원수도 2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93년엔 중국과 러시아에 조인트벤처를 설립하여 이 지역의 중전기
시장에 본격 진출할 채비를 갖췄다.

94년이후 ABB는 서유럽과 북미지역에서 기존 M&A 성과를 다지는 한편
아시아신흥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BB는 중국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에 여러개의 조인트벤처를 운영
하고 있다.

ABB는 금년 들어서도 독일 다임러벤츠그룹의 철도장비부문과 합병을
발표하는등 M&A전략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활발한 M&A의 이면에는 방대한 조직을 특유의 경영전략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짙게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