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가 내달부터 평균 9.7% 오른다.

이 가운데 7.4% 포인트는 보험회사 수지와는 무관한 책임보험료 몫이고
보험회사 몫인 종합보험료는 기본료가 평균 1.0%포인트 내린 대신
제도개선효과로 3.3% 포인트가 올라 결국 2.3%포인트 순인상되었다.

책임보험료 자체는 이번에 평균 30.2%를 올렸다.

따라서 이것만 놓고보면 이번 개정.개편이 정작 보험회사수지에는 별반
도움이 안될것 같은 인상을 준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은 높은 사고율과 보험원가상승,
그리고 지난 91년8월 이후 보험료조정이 없었던 탓으로 총2조8,346억원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다면서 끈질기게 보험료 인상을 요구해왔다.

그런데 이런 업계의 요구는 개편 내용을 자세히 살피면 십분 수용되었음을
알수 있다.

보험가입경력별 요율조정을 통해 최초 가입자와 2년미만 가입자의
보험료를 크게 올린게 그 핵심이다.

지난 5월말 현재 전국의 차량등록대수는 784만대를 넘었다.

이중 승용차는 전체의 7할인 549만대다.

따라서 올 하반기 내수판매량을 87만대로 예상하면 전체 등록대수는
금년안에 800만대를 넘어서고,폐차량의 대체수요를 감안하더라도
내년안으로 1,000만대 얘기가 나돌 공산이 크다.

정부당국의 한 장기 비전은 2001년의 자동차 보급대수를 총 1,400만대,
2011년 2,400만대로 잡고 있는데 실제는 이보다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증가분의 상당량은 최초가입자 몫이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보험사수지에 큰 기여를 할게 틀림없다.

이에 비하면 무사고 우량가입자에 대한 할인율 조정문제를 포함,기존
가입자의 부담경감에는 별로 손을 쓰지 않아 불만의 소지를 남겨놓았다.

또 요율인상 조정을 통한 수지개선에 초점을 맞췄을 뿐 병원과 정비업소
등의 허위.부당 청구에 따른 보험금 누수방지나 보험사 자체의 경영합리화
노력과 같은 문제는 외면했다.

그렇더라도 이번 개편안은 총체적으로 볼때 괜찮은 내용이다.

보험료 체계와 요율조정이 대체로 합리적인 방향과 수준에서 이루어졌다는
평가를 내릴만 하다.

다만 이번 개편도 결코 완전한 것은 아니다.

장차 계속해서 손질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보험 시장도 향후 2~3년 사이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개방과 자유화의 영향권에 들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역시 요율과 체계전반에 걸쳐 자율과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될 것이다.

과거의 독점에서 지금은 취급기관이 모든 손보사로 확대된 것일뿐
요율을 포함한 실질내용에서는 달라진게 없다.

이번에 10% 범위에서 차등요율을 적용할수 있게 했다지만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을지 미지수다.

완전한 경쟁체제가 돼야 무사고 우량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고
보험브로커와 같은 선진제도 도입으로 가입자의 불편을 크게 덜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무보험차량 일소를 위한 과학적인 차적관리,그리고 무엇보다
"교통사고왕국"오명을 벗는 일이 보험료 부담경감을 위해 꾸준히
추구해야 할 과제라고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