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민자발전 사업자 선정기준 마련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통상산업부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제출한 "민자발전 추진을 위한
정책방향"이란 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사업자 선정지침 마련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결과는 늦어도 내달중엔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민자발전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통산부가 확정할 "잣대"에
촉각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일단 40만 급 액화천연가스(LNG)복합화력발전소 2기와 50만kW짜리
유연탄화력발전소 2기의 건설에 민자를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LNG발전소는 각각 1기씩 별도로 발주된다.

유연탄화력은 발전소 운영이나 부지선정등을 고려,2기를 묶어 입찰할
계획이다.

사업자는 모두 3개 업체가 된다는 얘기다.

LNG발전소는 1기당 2,400억원, 유연탄화력은 2기에 1조300억원 정도가
소요될 전망.

정부가 발전소 건설에 민자를 유치키로 한것은 크게 두가지 목적에서다.

우선 매년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맞춰 발전소 건설을 늘려야 하는데 정부
예산만으로는 힘에 부쳐서다.

사회간접자본(SOC)시설이랄수 있는 발전소 건설에 민간자본을 끌어 들여
전력 공급능력을 충분히 키우자는 취지다.

또 민간기업에 발전소 건설.운영 경험을 쌓게하자는 의도도 있다.

그래서 외국에서의 발전소 건설수주등 해외발전시장 진출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시켜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전 독점체제인 전력시장에 민간기업을 진입시켜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발전산업의 효율을 높인다는 부수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일석이조 또는 삼조의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금년중 발주할 4기외에도 앞으로 민자발전 대상을 크게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그래서 나왔다.

어쨌든 이제 관심사항은 정부가 발표할 사업자 선정기준과 입찰방식이다.

물론 통산부는 현재 어떤 사항도 확정된 것이 없고 여러가지 대안을 비교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다 많은 기업에 참여기회를 주고 선정된 사업자에는 가능한한 많은
메리트를 준다는 기본 원칙은 확고하다는게 통산부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는 민자발전 사업자 선정기준의 경우 상식적으로 자격심사와
가격조건심사등 두가지가 주요 골격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자격심사에선 <>자기자본 투자여력 <>기술인력 확보현황 <>부지확보 여부
<>해외자원개발 경험등이 검토대상이 될 예상이다.

일단 이런 자격심사를 통과한 기업들 중에서 발전소 건설비용을 얼마로
써내느냐가 낙찰자를 가리는 최종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
이다.

여기서 입찰방식은 최저가 낙찰제보다는 최적격 낙찰제가 적극 검토되고
있다.

발전소가 가동되면 생산한 전력을 사주어야 하는 한전은 최저가 낙찰제를
바라고 있지만 통산부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요금산정 방식이나 투자보수율등 민자발전 사업자의 수익과 관련된
사항도 이해당사자간의 의견을 모아 종합 검토중이다.

특히 요금산정방식은 연도별 균등요금과 초기요금은 비쌌다가 점차 싸지는
하향식 요금등 몇가지 대안중 참여기업이 선택토록 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투자보수율의 경우 통산부는 한전의 유사발전소 수준은 유지시켜 준다는
입장이나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선 업계의 요구수준을 고려, 조정중이다.

이밖에 자체자금 조성비율은 정부가 30~40%정도를 제시하는 반면 업계는
20~30%수준을 희망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민자발전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현대 삼성 LG등 주요
16개 대기업그룹 22개 기업(에너지경제연구원 조사)등이다.

이들은 연초부터 민자발전 사업참여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부지
확보 <>컨소시엄 파트너 물색 <>해외기술협력선 타진등 준비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생산한 전기를 한전이 전량 구매하고 일정수익도 보장해주는 "확실한"
사업인 만큼 기업들이 혼신을 다해 뛰고 있는건 당연하다.

일부에선 민자발전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할 정도다.

민자발전의 최종 사업자는 늦어도 내년초 확정된다.

내달초 선정기준이 발표되더라도 참여희망기업에 <>건설예정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투자비 조달방안 <>외국업체와의 합작등 구체적인 사업계획
을 준비할 기간을 5~6개월 정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상당수 희망기업은 자진 포기하거나 탈락할 예상이다.

그렇다고 경쟁이 약해지는건 아니다.

소수 정예기업만 남을게 뻔해 경쟁은 여전히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이번 민자발전 사업자 선정은 민간기업간 치열한 경쟁만이 아니라 앞으로
국내 발전산업에 "생산적인 경쟁"이 정착되느냐 여부를 결정짓는 첫 단추
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