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사고는 방사선에 대한 심각한 공포와 불안으로 인해 일반
산업사고와 크게 다른 특성이 있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각국은 제반 고장 등 비정상
가동상태를 주민과 언론에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90년 2월 원자력
사고등급평가지침(INES)을 작성하고 회원국에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하고 93년초에 "원전사고.고장
등급분류에 관한 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IAEA에 방사선에 관한 비상사고, 방출및 피폭과 안전성에
중요한 구조물, 계통및 기기, 핵연료 등의 손상 사항을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밖에 설계및 건설, 운전상의 결함과 비정상 가동상태, 인위적 자연적
재해, 일반의 관심을 끄는 사건 등도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사고.고장 등급 분류체계는 IAEA의 7가지 등급 분류기준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1~3등급은 고장으로, 4~7등급은 사고로 분류하고 있다.

7등급은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최대규모의 사고로 방사성물질이 대량
외부로 유출되어 다국적 규모의 광대한 지역에 피해를 입히는 경우이다.

6등급은 방사능이 유출되지만 피해지역이 해당국가에 한정되는 경우이다.

5등급은 제한된 양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기는 하나 비상계획이 부분적
으로 실행되는 경우이다.

기계적인 중대 결함 또는 핵연료 용융에 의해 원자로 노심이 대규모 손상된
경우로 노심이 약50%가 손상된 미국 TMI원전사고가 이에 해당한다.

4등급은 원자로 노심이 부분적으로 손상되었으나 일반인에 대한 방사선
피폭 정도가 연간 허용치를 넘지 않아 주민대피는 실시되지 않고 일부
음식물 섭취가 제한되는 등 부분적인 방사선 방어조치가 필요한 경우이다.

3등급은 안전계통의 심각한 고장을, 2등급은 안전계통의 결함에 의한
비정상 상태를, 1등급은 운전절차 위반 등에 의한 운전상의 비정상상태나
기계고장을 말한다.

0등급은 등외로 아주 경미한 고장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원전사고.고장의 내용을 관계전문가 학계 정부기관등으로
구성된 등급평가위원회에 분기별로 상정하여 등급을 최종적으로 평가한다.

이 평가내용을 언론에 발표하는 한편 IAEA에 통보한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