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청원 < 과기처 원자력정책관 / 공학박사 >


우리나라에 원자력기술이 도입된지 37년,우리의 원자력기술은 성숙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원자력발전을 통해 전기가 대량으로 생산 공급되고 있고 방사선이용을
통한 암치료, 신품종 개발, 비파괴검사, 반도체 신소재개발등 국민복지향상
과 산업기술혁신을 가져 왔으며 대규모 장치산업인 원자력발전소의 설계.
건설로 전기 기계 토목 금속 화학등 관련산업의 육성과 기술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원자력과학기술자및 관련산업계의 협력과 노력을 기반으로
범국가적으로 원전기술자립계획(84~95년)을 수립하여 경수형원자로를
개량표준화하고 표준형 원전의 설계 건설 운영기술및 경험의 축적과 기자재
의 국산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중장기 원자력연구개발사업계획(92~2001년)을
수립하여 원자로 핵연료주기 원자력안전 방사성폐기물관리 방사선.방사성
동위원소 이용 원자력기반 기술분야등 원자력관련 전 분야의 기술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오고있다.

이로써 1,000mW급 한국표준형 원전과 30mW급 연구용원자로 등을 설계.건설
하고 있으며 2000년대에는 선진국 수준진입이 가능한 단계에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21세기에는 원전이용이 상당히 증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예측은 90년대들어 강화되고 있는 온실효과등 지구환경보호, 세계
경제회복및 인구증가, 생활수준향상등에 따른 에너지수요증대, 그리고 화석
연료의 고갈과 안정적인 에너지원의 확보등 여러측면에 근거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등 원자력선진국들은 이에 대비하여 원자로기술
개발을 활발히 전개하면서 해외수출에 힘쓰고 있다.

개괄적으로 보면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원자로(경수형원자로 중수형
원자로등)가 주로 건설.운영되고 있고 핵연료의 재순환, 즉 플루토늄을
사용하는 원자로는 실용화 개발중이며 핵융합분야는 연구개발단계이다.

따라서 현재 기술개발의 초점은 경수로와 중수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키며 나아가 새로운 고유안전개념을 도입하는 신형원자로개발에
맞춰지고 있다.

기술자립과정을 거쳐 원전의 수출산업화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우선적으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경수로와 중수로의 기술고도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그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원전의 안전성및 신뢰도 향상을 기본목표로해
원자로의 설계및 핵연료 연소도 개선, 작업종사자의 안전증진, 폐기물
발생량 감소, 표준화에 따른 경제성 제고등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개량하면서
자연현상및 고유 안전개념을 도입 적용하는데도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아울러 중수형원자로의 경우도 더 안전하고 효율이 높은 원자로를 건설.
보유하기 위해 기술소화및 개량과 기자재 국산화등을 검토해야할 것이다.

또한 기술자립과정에서 얻어진 소중한 능력인 원자로설계 기자재 국산화등
축적된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신형원자로의 개발과 원자로형의 다변화에도
노력을 기울여 다음세대 원자로의 자력개발과 원전의 해외수출기반을 공고히
해야 한다.

다음세대 원자로의 새로운 개념으로 제시되고 있는 피동성 고유안전성등을
입증할수 있는 시스템설계 안전성 해석과 실증시험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면서 원자력의 이용분야 확대를 위한 중소형 원자로의 개발, 즉 지역
난방 열병합 발전 해수담수화 응용등을 위한 100~600mW급 원자로의 모듈화및
해상플랜트(Barge-Mounted)개념도 검토해 나가야할 것이다.

그리고 개방화되는 한국원자력계의 건전한 육성을 위해 민간기업의 원자력
분야 참여를 권장하고 21세기 세계원자력시장에서 활동적인 역할을 담당할수
있도록 국내 원자력산업계의 하부구조육성에도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의 기술 자본 국제여건등을 감안한 원자력협력외교및
세계화를 통한 해결책도 아울러 강구해 나가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