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폭풍우를 동반한 제3호 태풍 페이(FAYE)가 23일 오후 남해안에
상륙한후 남.중동부지역을 강타,해일과 폭풍우등으로 많은 상처를
남겼다.

태풍으로 인해 제주 사천등 비행장마다 항공기운행이 전면 중단됐으며
부산의 48개노선의 연안여객선등 남해안의 선박이 운항을 하지못하는
바람에 수많은 피서객들의 발이 묶였다.

또 이번 태풍으로 선박 6척이 좌초 또는 침몰되고 전답이 폭우로
물에 잠기는가하면 도로와 철도등이 유실되고 특히 원유를 가득
실은 유조선이 좌초돼 해양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 전남남해안 =여수시 오동동 방파제에서 오후2시께 전남 5나4220
봉고차(운전자 서용석.43)가 해일에 휩쓸려 바다로 빠졌다.

이 사고로 운전자 서씨는 헤엄쳐 나왔으나 차안에 타고 있던 15명의
부녀자들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오후 8시께 6명의 사체가
인양됐다.

서씨는 "오동도 상가에서 일하는 부녀자들은 싣고 오동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방파제를 통과하던중 자동차 엔진이 꺼져 방파제 중간지점에서
정차한 직후 높이 5m의 높은 해일이 들이닥쳐 차가 순식간에 바다속으로
빠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오후 2시5분께에는 사이프러스국적 프린스호(선장 임종민.41)가
태풍 페이를 피해 광양항을 출발,서해안으로 가다 전남여천군남면
작도앞바다 해상에서 좌초됐다.

이 배에는 선장을 포함,모두 21명의 선원이 타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원유 80만배럴을 싣고있어 탱크부분이 좌초될 경우 엄청난 해양
오염이 우려된다.

이와함께 이날 오후 1시30분께 여수역과 미평역간 마래터널 여수역쪽
입구 철로 3백50m가량이 4~5Om 높이의 해일이 덮치면서 유실돼 전라선
운행이 두절됐다.

<> 부산.경남남해안 =오후 3시40분께 부산항 방파제앞 해상에서
선원 7명을 태운 부일해상급유 소속 급유바지선 부일11호와 예인선등
2척의 선박이 강풍과 높은 파도로 방파제에 부딪치면서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선원 7명과 이들을 구조하려던 경찰관 1명이 실종됐다.

또 오후 7시께 강서구 명지동 하신마을 앞바다에 정박중이던 3.5t
FRP선 2척이 높은 파도에 침몰됐으며 생곡동 생곡마을 박필호씨(510소유
15평짜리 창고등 집 3가구가 폭풍우에 파손됐다.

특히 강동동일대 화훼단지 비닐화우스 5백여채가 강풍에 파손돼
수억원의 피해를 보았으며 김해평야의 논 수백여 가 침수됐다.

또 오전11시께 경남 함양군 지리산 한신계곡 내림폭포부근에서
야영중이던 남자 5명이 미처 하산하지 못해 산악구조대가 출동했으나
불어난 계곡물로 인해 구조대원 11명마저 고립됐다.

이밖에 강풍으로 고압선등이 합선되는 바람에 부산시 초량동일대
지역이 정전되는등 부산지역 곳곳에서 전기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편 부산-제주가 여객기가 오전 9시30분부터 운항이 중단된데이어
오후 시30분부터 부산-서울행도 운항이 중단되는등 부산 김행공항을
기점으로 운항하는 모든 노선의 여객기 이.착륙이 금지됐다.

<> 경북 =해상에 높은 파도가 일어 포항과 후포 강원 묵호와 울릉도를
잇는 4개 항로 정기여객선들이 포항항에 긴급 대피,울릉도 피서관광객
1천여명의 발이 묶였다.

동해안 전해상에는 초속 20m의 강풍속에 3~4m의 파도가 일어 4천여척의
고기잡이 어선들이 항.포구로 긴급 대피했다.

특히 소형어선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 강원 =어선들이 인근 항.포구로 대피한 가운데 설악산은 이날
오후3시를 기해 대청봉등 모든 등산로를 잠정 폐쇄했다.

그러나 등반에 나섰던 25명의 등산객은 미처 하산하지 못한채 인근
대피소에 대피했다.

또 동해안 87개 해수욕장등 강원도내 유명관광지에는 14만여명의
피서객들이 몰려 무더위를 식히다가 "페이"의 북상으로 서둘러
대피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