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시웅 <대신경제연 투자정보실장>

지난 7월 14일 주식시장은 8,517만주라는 폭발적인 거래량을 나타냈다.

이날의 거래량은 증시사상 가장 많은 것으로 종전 최고기록이었던
지난 93년 6월 9일의 7,935만주를 무려 580만주 경신했다.

이날 거래량 기록을 두고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시장 에너지가 다
소진됐기때문에 주가가 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있다.

그런가 하면 이번 거래량 기록 경신은 대세상승의 신호이며 현재
물량소화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어느 견해가 맞을지는 폭발적인 거래량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파악하면 가능할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량 증가가 당일 반대매매제도의 도입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있으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것
같다.

당일반대매매제도가 거래량을 증가시킨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나
거래량이 급증한것은 당일반대매매제도보다는 증시의 기본재료가
호전되고있기 때문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늘기 위해서는 풍부한 유동성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최근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은 풍부한 유동성때문으로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입과 신용공여증가 그리고 고객예탁금의 증가로 설명할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매수자금은 약 1조원 유입됐다.

이에따라 고객예탁금도 9,000억원정도 증가해 2조9,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공여 역시 약 1,700억원 정도 증가해 2조원대를
넘고있다.

시장에 유동성이 그만큼 풍부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따라 이번 거래량신기록을 두고 상투라고 말하는 것은 비약이며
거래량이 추가로 증가할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당일 매매제도는 그러나 저가대형주를 선호하게 하는데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거래량이 최고를 경신한 것은 저가주들이 많이 거래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도 거래대금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했다.

거래량이 최고였던 지난 14일 거래대금은 1조1,898억원이었다.

이는 거래대금 사상최고치인 지난 94년 12월 1일의 1조4,980억원에
3,000억원정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저가주들이 많이 거래됐다는 것은 이달초 18%정도선이었던 금융업종의
거래비중이 거래량 최고를 기록한 지난 14일 49%까지 늘어난데서도
알수있다.

반대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단기차익을 노리면서 저가대형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신용을 이용할 경우 현금의 5배에 해당하는 주식을 당일 사고 팔수있어
유동성이 좋은 대형저가주를 선호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거래량 신기록은 저가대형주를 선호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상투라고 할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이것이 촉발제가되어 특정 업종에
매기가 집중됨으로써 거래량 폭발현상이 나타났다고 할수있다.

향후 주가는 거래대금기준으로 최고치를 경신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대금이 최고치를 경신할때는 요즘과 같은 저가대형주가 아닌
중고가주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