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인간주의"의 새로운 바람이 불고있다.

최근 미 PC제조업체들은 잇따라 "사회적 사용자지원방식"(SUI: Social
User Interface )을 개발,자사의 PC에 탑재하고 있다.

이 방식은 PC를 처음 켜면 사용자가 평소 생활하는 사회공간이 그대로
화면에 나타나도록 구성되어 있다.

업무를 위한 영역에서는 일반책상이 보이고 볼펜을 잡으면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이 실행되며 계산기를 들면 표계산 프로그램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 오락을 위해서는 TV 오디오 VTR등이 설치된 거실공간으로 사용자를
안내한다.

이같은 SUI는 "쉬운 컴퓨터"의 구현이라는 목적에 부합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SUI는 기존 사용자지원방식의 발전추세와는 분명히 다른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사용자 지원방식은 대부분 컴퓨터기술의 발전추세를 그대로
흡수하는 형태였다.

글자를 키보드로 입력해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도스형식의 문자사용자
지원방식(CUI)에서 윈도즈라는 그림사용자지원방식(GUI)으로의 변화는
컴퓨터 처리속도가 향상되고 운영체제가 발전한것을 이용한 것이다.

기술우위론자들은 글자인식사용자지원방식(PUI)과 음성인식사용자지원방식
(VUI)등이 앞으로의 발전추세라고 주장해왔다.

여기에는 사용자들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초보자들에 대한 고려가
빠져있었다.

또 기술 발전이 일반인들을 무조건 편리하게 할것이라는 독선이
들어있다.

그러나 펜컴퓨터로 대표되는 PUI는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실패하고
말았다.

음성인식도 그 효용성에 대해 의심받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PC제조업체들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PC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결과 등장한 것이 SUI다.

비슷비슷한 기술에다 전세계에 동시 보급되는 CPU와 운영체제가 들어있는
PC상자안의 경쟁력은 결국 인간중심의 기능개발이라는 것을 SUI는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