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대한 쌀지원은 식량난에 허덕이는 동포들에게 인도적 차원의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우선 의미가 있지만 앞으로 남북경제협력의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경제협력의 활성화에 대비한 재계의 혼란상
이다.

전경련 무역협회 상공회의소 중소기협중앙회등이 각각 유사한 대북경협기구
를 갑자기 활성화시키겠다고 앞을 다퉈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구의 난립은 경제단체간 경쟁을 부추기려는 북한측의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한번 경제협력의 물꼬가 트이면 여러 회사들이 너도나도 북한행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야단법석을 떨다가 실리를 챙기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의 철저한 창구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투자보장협정등 제도상의 장치와 함께 이산가족의 방북등을 추진하여
실질적인 협력체제를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미 서명.발표된 남북기본합의서와 경제공동위원회의 가동
등을 추진해 나가야 할것이다.

이정호 < 경북 영천시 금호동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