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러스 릭만 <앤더슨 컨설팅 탬파사무소 파트너>

정부기관은 흔히 변화가 적고 보수적인 관료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이미지는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대기업들의 이미지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조직이나 사기업은 유사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양쪽 모두가 조직을 정비하고 서비스이 질을 향상시키며 최대한 효율성
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운영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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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경우 경제 무역 인구정책등에 따라 안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커지기도 한다.

또 고위정책입안자의 갑작스런 변동으로 인해 상황이 악화되기도 한다.

정부든 기업이든 이러한 중압감을 느끼면서 위기상황에 몰려 결정을
내리면 성공의 필수요건인 "장기적인 계획"을 간과할수도 있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앞을 내다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을 채택하고 있다.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이란 미래의 상황들을 조직적으로 인식하고 계획을
세우는 방법이다.

급박한 상황에 몰려 졸속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조직은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을 실천함으로써 갑작스런 상황을 피할수
있고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수 있다.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은 전반적인 상황,세계적 추세,기존의 영향력,
불확실한 요소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만들기 때문에 정부조직에서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정책입안자나 정부기관의 관리는 시나리오를 이용해 현재 드러난
공공정책의 문제점을 미래의 새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요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정부기관이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몇가지 예가 있다.

첫번째는 80년대말 미국정부가 달러화 폭락과 세계경제혼란을 피하면서
무역및 재정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사례이다.

또 G7정상회담의 기본자료로 활용된 적도 있다.

즉 달러환율변동,미국의 무역 재정정책,국제적 경제전략을 다섯가지
시나리오별로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그결과 미국의 대외 무역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정책전환만이
아니라 세계각국의 무역확대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국제적 공동경제전략을
택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재정적자를 개선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일본과
유럽국가들에 내수확대정책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두번째는 80년대초 프랑스 체신청이 2000년대의 정보통신산업을
조망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 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프랑스 체신청은 정보통신산업과 사회발전은 상호작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여러 시나리오를 상정해 미래상을 분석했다.

프랑스정부는 "텔레메티크( Telecommunication과 Informatique 의
합성어:고도정보화)"에 근거한 계획을 진행시키기로 했다.

이 전략은 비디오 텍스 전자전화번호부 가정용팩시밀리 문자통신등을
도입해 프랑스 사회를 컴퓨터와 통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디지털
통신망체제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다.

세번째로는 미하원 세입위원회가 미국 철강산업의 국제경쟁력이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철강산업 지원정책을 검토할 때 활용한 것을 들수있다.

이 과정에서 미하원은 <>현상유지형<>어느정도 설비투자를 하는
희생형<>대규모 설비를 늘리는 "경쟁력 부활형"등의 3가지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그결과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연방정부가 매년 상당한 자금을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위해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특정 기술분야에서는
연구개발과 기술력확보가 필수적인것으로 분석됐다.

민간기업에서도 이같은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을 매우 성공적으로
수행해 과거 수년간 급성장한 업체들이 있다.

로열더치 셀사는 80년대의 석유가격붕괴에 대비하는 시나리오를
성공적으로 이용했다.

이회사는 세계시장의 변화에 대해 당시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해보였던
구소련경제의 개방까지도 포함하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석유가격이 내리자 로열더치 셀은 현물형태의 석유거래를 실시함으로써
이에 맞섰다.

이로 인해 다른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셀사는 큰 이익을
볼수 있었다.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이 공공기관에 어떻게 도움을 줄수 있는가.

이를 알기 위해 어느 정부나 직면할수 있는 상황을 가지고 몇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자.구체적으로는 향후 수년간의 고용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이에따라 고용및 관련현안을 다루는 정부기관의
책임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고용에 변화를 미치는 인자 또는 "유발요인"의 목록을 만든다.

기술변화의 속도,경쟁상황 경제여건등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고려될 수 있다.

다음으로 여러 변수의 목록 가운데서 두세가지의 중요하면서도
불확실한 인자를 골라낸다.

예를 들어 고용과 관계된 것으로는 기술변화,노동력을 구성하는
인구통계적 추세,경제상황등이 될 것이다.

시나리오 작성자는 이와 같은 핵심요소들의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미래를 조망할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현안의 조합을 재구성하여 논리가 정연한 이야기가
만들어질 때까지 계속된다.

고용문제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는 경제상황에 달려있다.

첫째는 경제호황상태에서 두번째는 경제불황상태에서 그리고 세번째는
경기가 보통인 경우에서의 시나리오다.

이렇게하면 각각의 시나리오별로 개별영향인자들이 고용과 각종 사회적
요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수 있다.

급속히 변화하는 세계에서 생존하려면 그 조직은 앞날을 내다보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업계 최고의 기업들은 남들보다 먼저 미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혁신적
해결책을 찾아 행동에 옮긴다.

체계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중의 하나가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이다.

의사결정자나 정책입안자는 시나리오에 의한 모델을 활용함으로써
현재 일어나는 사건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측할수
있다.

미래를 위해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해 조직내에서 지속적인 토론을
벌이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은 고위공직자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위기감을 덜어주고 미래에 대해 준비할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의 사건에 관해 충분히 검토된 결정을 하도록
그들을 돕는 도구인 것이다.

민간기업에서 시나리오는 제품개발 기업인수 자본투자 신시장개척등
많은 영역에서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줄수 있다.

미래는 다양한 기회는 물론 여러가지 문제도 함께 던져준다.

기회로부터 이익을 얻고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지속적인 계획을 필요로 하는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

시나리오에 의한 계획은 여행을 위한 요긴한 안내자다.

최상의 결정을 내리고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안에서 자신의 특성과 차별성을 만들어낼수 있는 원동력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