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가
아름답고 값진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남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다.

지하도에서 우연히 만나는 불쌍한 사람에게 호주머니에 있는 몇 푼의 동전
을 꺼내준다거나,복잡한 버스안에서 노약자나 아기를 업은 부녀자에게
자리를 선뜻 양보한다든지, 재난을 당해 실의에 찬 이웃사람에게 따뜻한
말로 위로해 주는, 작고 쉬운 것에서 부터, 평생동안 어렵게 모은 전재산을
사회복지 재단에 기부하거나, 재난 속에서도 자기몸을 희생하여 많은 이웃을
구한다거나, 슈바이처 박사와 같이 일생을 바쳐 검은 대륙의 매개인들을
보살펴 주는등 크고 어려운 것도 있을수 있다.

이처럼 크고 작은 여러가지 형태의 도움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값진 것은
"참된 도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많이 가진 자가 체면상 마지못해 내어놓는 뭉칫돈의 기부금보다, 없는
돈이지만 자기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하여 따뜻한 손길로 건네주는 몇 푼의
동전이 더욱 값어치 있다.

또 자기를 내세우기 위해 헌금을 하고 매스컴에 드러내는 일과성 도움보다
는 불쌍한 사람에게 남몰래 음양으로 도움을 주는 숨은 자선이 더욱 더
아름다운 것이다.

예수님은 "외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하셨으며, 부처님은
"이름모를 중생을 돕는 것이 부처님에게 불공을 올리는 것보다 몇천만배
비유할 수도 없이 그 동덕이 크다"고 말씀하셨으니 이들 성현의 말씀은 모두
참된 도움이 어떠한 것인가를 우리들에게 잘 가르쳐 주고 있다.

얼마전 삼풍백화점 참사때 매몰된 인명을 구하기 위하여 광산막장에서
일하다 달려온 광부들을 비롯하여 전국각지에서 많은 민간 구조대와 자원
봉사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이 붕괴현장의 극한 상황에서 생명의 위험마저 무릅쓰고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조하겠다는 일념으로 고군분투하는 숭고한 모습은 부정
부패, 부실로 상처받은 우리모두에게 커다란 위안과 희망을 주고 "참된
도움"의 아름다움을 가슴깊이 느끼게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