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동양화된 서양기업".

사람들은 셸을 두고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조직운영이나 기업문화가 동양기업과 많이 닮아있다는 것이다.

인사측면은 특히 그렇다.

인식의 출발점을 다르겠지만 "인사가 만사"라는게 셸의 인사철학이다.

전세계에 2,000여개의 계열사들이 있지만 동일한 인사기준을 유지할수
있는것도 이런 노력때문에 가능하다.

셸은 경쟁이 심화되는 사업환경에 대처할수 있는 원동력은 곧 높은 생산성
과 자질을 갖춘 인력이라고 본다.

따라서 셸의 인재개발은 충원에서부터 보상 조직과의 관계설정에 이르기
까지 철저하게 시스템화 되어있다.

먼저 충원과정에서는 각각의 셸 계열사가 해마다 독자적으로 현지사원을
모집한다.

예를들어 본사가 위치하고 있는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는 해마다 250명의
대졸자가 공개채용된다.

이렇게 전세계에서 채용된 현지인재의 장기적인 육성은 그룹차원에서
이뤄진다.

그룹인사부에서는 전세계 셸 종업원들을 모두 관리하는게 아니라 간부
자질이 있는 사원만을 중점적으로 관리한다.

장기적으로 그룹을 이끌어갈 간부진을 끊임없이 충원하기 위해서다.

일단 셸의 사원이 되면 간부로 육성되기 위한 인재개발프로그램을 따른다.

이를 위해 먼저 셸의 모든 신입사원들은 "CEP(Current Estimate of
Potential)" 라는 제도에 의해 자신의 잠재능력을 평가받는다.

해당회사의 관리자는 사원들의 자질을 면밀히 평가한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식으로 1~2년사이에 옥석을
가리는 것이다.

물론 사원에 대한 관리자의 평가는 해당 사원에게 일일이 통보된다.

사원들의 불만이 있을때는 충분한 상담을 거친다.

이런 객관적인 과정을 거쳐 나오는 평가이기에 대부분 사원들도 그 결과에
수긍하게 된다.

고급간부의 잠재성이 있다고 판단된 사원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인재로 키워진다.

먼저 해당경력에 맞게 해외근무기회가 주어진다.

해외근무를 통해 이질적인듯 하면서 융화되고 있는 그룹문화를 이해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3~5년동안은 그룹본사에도 파견돼 근무한다.

말 그대로 철저히 다국적인재로 양성되는 것이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초급간부가 되면 셸의 경력관리프로그램에 의거하여
경력을 쌓는다.

직급별로 해당 단계에 걸맞는 경영스킬을 개발하는 한편 책임범위를
명확히 인식토록 하는것이 목적이다.

초급단계에서는 실무적 스킬개발과 전문직업인으로서 소양갖추기에 중점이
두어진다.

한마디로 개인차원에서 경영자질 배양이 고려되는 시기다.

이후 고급간부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경력관리와 조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훈련과정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개인자질을 넘어서 기능적이고 넓은 사업관점에서의 경영능력배양이 중시
된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양성된 사원들이 지금 본사는 물론 세계에서 셸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뒤를 잇기 위한 인재들이 그룹차원에서 활발히 양성되고 있다.

이렇게보면 셸의 인재제일정책이 셸을 메이저중 메이저로 군림케하는 한
동력임에 분명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